주철장(鑄鐵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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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장(鑄鐵匠)
  • 김동진기자
  • 승인 2021.09.0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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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 제112호로 지정된 충북 진천의 원광식 주철장이 직접 만든 종을 타종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 제112호로 지정된 충북 진천의 원광식 주철장이 직접 만든 종을 타종하고 있다.

주철장이란 쇠를 녹여서 녹인 쇳물을 틀에 굳혀 여러 기물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지닌 장인을 말한다. 인류문명 발달과정에서 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므로 고대로부터 철을 이용하여 필요한 물품을 만드는 장인은 국가적인 보호를 받아왔다. 전통문화가 점점 빛을 잃어가는 시대에 국가에서 주철장을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음은 매우 바람직하며 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 제112호(2001년 3월 12일)로 충청북도 진천의 원광식 주철장이 지정되었다. 

주철은 주조 또는 주물 기술에 속하며 쓰는 재료에 따라 철주조, 청동주조, 황동주조 등으로 나뉜다. 주조는 원하는 형태의 제품을 만들고자 미리 제작한 거푸집에 쇳물을 부어 제품을 만드는 방법으로 기원전 6~5세기경 청동기 시대에도 제작 사용되었으며 특히 철기시대를 거쳐 삼국시대에 크게 발전했다.

고대부터 쇠를 이용하여 필요한 물품을 만드는 기술과 장인은 국가적인 관심사로 삼국시대에 불교의 정착과 융성으로 사찰이 건립되고 많은 범종이 제작되었는데 쇠를 녹여 범종을 비롯한 각종 쇠 제품을 만들었다. 주철의 직접적인 의미는 철주조를 뜻하지만 무형문화재는 구리와 주석합금으로 종을 만드는 주종장(鑄鐘匠)인 원광식이 먼저 지정되었다.

상원사 동종과 에밀레종은 규모와 음질, 빼어난 형식미 등에서 단연 돋보이며 각종 불상과 종, 백제대향로를 비롯한 금속공예의 높은 수준은 주조기술의 대표적인 성과로 손꼽힌다. 주조기술의 정수로 불리는 종은 8세기 이후에 많이 조성되었다. 

주물 기술은 종을 제작할 때 큰 거푸집을 만들고 쇳물을 붓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작업이 세밀해야 더 높은 수준의 종을 만들 수 있다. 때문에 경험과 기술, 숙련도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옛날부터 주종 과정에 관한 설화적인 뒷이야기가 더러 전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 주철장 원광식은 구리에 주석을 15~17% 가량 합금하는데 이는 조상 때부터 전승된 기법으로 주석의 함량이 높아지면 용융점(고체가 액체 상태로 바뀌는 온도)이 높고 다루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깨지기 쉬운 단점이 있다.

주철장인 원광식이 전통 주조공법인 밀랍 주조공법을 부활시켜 오대산 상원사종, 낙산사 동종 등 전통 종을 복원하고 서울의 보신각 새종과 충청북도 천년대종 등을 제작했다. 그의 종 제작 방식인 청동 밀랍 주조기술은 밀랍을 이용하여 거푸집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작은 방울이나 백제 대향로와 같이 섬세하고 화려한 기물의 주조는 물론 2005년 통일신라시대의 선림원종을 복원함으로써 에밀레종 같은 대형 종 주조방법에 대한 가능성도 확인했다.

진천 지역에는 고대 철생산 유적인 진천 석장리 유적이 있고 청동 밀랍 주조기술을 복원한 주철장이 있어서 쇠를 다루는 기술이 앞서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며 2005년 9월 진천종박물관을 개관했다. 진천 종(鍾)박물관은 한국 종의 연구·수집·전시·보존은 물론 기획전시, 교육 및 다양한 활동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한국 종의 예술적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주철장 전수교육관이 있어 기능보유자인 원광식의 주철기술을 계승하고 보존하기 위해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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