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삼락(君子三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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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삼락(君子三樂)
  • 옥천향수신문
  • 승인 2021.10.1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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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전 551년 중국 노나라에서 태어난 공자는 자신의 실수를 지적해 주는 사람이 항상 옆에 있어 자신을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당시 공자가 한 말이 얼마나 현실감이 있고 설득력이 높을까 하는 데는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공자가 살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최첨단 이기(利器)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수많은 정보들이 양산되는데 굳이 캐캐묵은 공자 이야기를 접목시킬 이유는 뭔가 하는 반문도 있을 수 있겠다.

충분히 이해를 한다. 그리고 얼마든지 동의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과거가 없는 현재는 존재할 수 없으며 현재없는 미래란 더더욱 상상할 수가 없다. 바꿔 말하면,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렀다 해도 분명 배울 점이 있으며 아무리 사람 살기 좋은 세상이라지만 배울 점이 없는건 없는 법이다. 그래서 공자는 논어의 위정편에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앎)’이라는 말을 했다.

그 중에서도 공자는 ‘군자삼락’(君子三樂)‘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첫째는 부모가 모두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며, 둘째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사람을 굽어보아도 부끄럽지 않음이며, 셋째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 그것이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는 ‘천하를 다스리는 왕이 되는 것’은 이 세 가지 속에 들어가지 않는다고도 했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기원 전에 태어난 사람이 한 말이라고는 믿어지지가 않는다. 아니, 현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지식인들도 공자만큼 미래를 내다보고 현대인들의 삶에 변화를 줄만한 말을 한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공자가 살던 시대나 지금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크게 다를 게 없는듯하다. 그때도 부모형제가 아픈데 없고 우애하며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양심을 속이지 않고 진실된 마음으로 사는 것이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자신이 낳은 자식들을 공부시켜 나라의 기둥으로 성장시키는 것 또한 즐거움 중의 즐거움이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공자의 이러한 말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얼마만큼이나 접목되고 있는 걸까. 아마도 세가지 모두 해당하지 않는건 아닐까 하는 우려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용돈을 주지 않는다고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아들이 법의 심판을 받는가 하면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속이고 이용하여 자신의 호주머니를 두둑히 하려고 열중하다 못해 혈안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인성과는 상관없이 그저 점수만 많이 받아 흔히 말하는 일류대학(일류대학이란 존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에 입학만 하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 또한 공자가 말하는 교육과는 너무도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결국 그러한 결과가 무한경쟁을 부추기고 나아가 사람냄새(인정)가 나지 않는 기계소음만 가득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분명 동물이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인데도 말이다.

그리고 공자는 ‘천하를 다스리는 왕(지도자)’은 세가지 즐거움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또한 가볍게 넘어갈 말은 아닌 듯 싶다. 자칭 지도자들이라는 사람들의 겉과 속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이었으면 그런 말을 했을까. 입만 열었다 하면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고 틈만 나면 배신과 정쟁을 일삼는 그들이기에 그 어떤 것도 배울 점이 없으며 그들이야말로 나라를 부패시키는 원흉 중의 원흉이었기에 한 말은 아니었을까.

일찍이 성경은 “사람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날아가나이다”(시편 90:10-12)라고 했다. 그만큼 사람살이라는게 짧다는 의미일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방의 눈에서 눈물나게 하고 가슴에 영원히 빼지 못할 대못을 박는데 골몰해 있다. 상대방의 눈에서 눈물을 나게 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자신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는데도 말이다. 

공자가 말한 세가지를 모두 얻기보다는 어느 한가지라도 삶 속에 정착시키는 그런 삶을 살아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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