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농장은 나의 일터이자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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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농장은 나의 일터이자 놀이터”
  • 김동진기자
  • 승인 2021.10.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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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상큼포도’
“포도농장이 평생의 놀이터가 됐으면 해요”라고 말하는 ‘옥천상큼포도’ 김미래 대표
“포도농장이 평생의 놀이터가 됐으면 해요”라고 말하는 ‘옥천상큼포도’ 김미래 대표

구불구불한 시골 동네 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옥천군 동이면 세산리 985-1에 포도 하우스 농장인 김미래(55, 여) 대표가 운영하는 ‘옥천상큼포도’가 눈에 들어 온다, 

김 대표의 고향은 부산이다. 도시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다 노후에 대한 고민으로 옥천에 농지를 사둔게 인연이 되어 농업인 자격을 취득하며 귀농으로 이어졌다. 이후 4년 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초보 농부로 <사>옥천군귀농귀촌연합회와 농업기술센터 작목반에 가입하여 만난 귀농인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아침 8시에 포도농장에 출근해 저녁 6시 퇴근하며 365일 포도농장에서 생활한다. 농장이라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포도와 대화를 나누고 투정도 하며 미용실에서 느끼지 못했던 땀흘리는 보람과 재미를 즐긴다. 바쁠 땐 가끔 딸이 와서 돕는다.

농사 첫해는 감자 등을 심어 팔았고 2년째인 지난해부터는 샤인머스캣 농사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농사도 초보, 판매 경험도 초보인 생초보 농사꾼이었다. 하지만 농사 첫해부터 우체국 온라인 판매로 감자를 완판했다. 당시 주문량이 밀려 딸이 학교 수업을 빼먹으면서까지 3일간 엄마를 도왔을 정도였다.

작년에는 샤인머스캣 수확물을 도매업자에게 밭으로 팔았지만 올해는 직접 따서 판매했다. 당도계를 구입해 직접 브릭스를 측정하며 경매와 우체국 온라인으로 혼자서 생산부터 완판까지 한 현명하고 정직한 여성 농부가 됐다.

샤인머스캣은 지난 해와 올해 좋은 가격에 완판하며 첫 수확부터 실패없이 성공적인 농사로 출발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완판했다고 성공은 아니고 4년째가 되면서 포도농장 개보수를 해야 하는데 최근 자재 가격이 인상되면서 하우스 시설에 대한 비용 부담이 커졌어요”라며 “농사지어 돈 벌어 놓으면 시설 투자와 ‘돈은 농협으로 다가요’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원리금 상환도 만만치 않아요”라고 했다.

포도농장은 평생의 놀이터

도시 여자가 시골에 와서 혼자서 740평 규모의 농장에 240주 정도의 포도를 혼자서 삽질해  일일이 다 심었다. ‘노력없는 댓가는 없다’는 말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포도나무 한 주 한 주 정성껏 심어 자식처럼 키워냈다. 포도나무는 이제 3살, 지금은 한창 귀여울 때로 김 대표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포도농장에서 하루 종일 지낸다. 포도나무에 야단도 치고 사랑도 주면서 일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하루 시간가는 줄 모른다. 김 대표는 “포도나무는 말이 없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제 얘기와 투정을 다 들어주고 받아줘요. 하루 내내 있어도 누가 귀찮게 굴지 않고 포도넝쿨과 대화하는 시간이 즐거워요. 미래의 꿈이라면 포도농장이 평생의 놀이터가 됐으면 해요”라면서 “시큼한 과일을 좋아하는 남편도 올해 우리 농장에서 수확한 샤인머스캣 맛을 보더니 맛있다며 내년에도 달콤한 샤인머스캣을 찾을 겁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건강을 위해서 고생되더라도 제초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손수 일일이 잡초를 뽑고 많으면 차광막과 땅콩껍질을 이용해서 빛을 차단해 잡초를 제거하는 지혜를 이용한다. 

“농사는 김천으로라는 말이 있다”

김 대표는 농장을 하면서 옥천군의 지원사업을 면밀히 검토했다. 그러면서 옥천군의 지원은 다른 군보다 지원이 적다는 사실과 특산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농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농사를 지으려면 김천으로 가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옥천의 지원은 김천에 비해 부족하다는 의미일터. 그래서 옥천보다 귀농은 김천이 선호되는 지역이다. 포도 농사도 영동에서 이젠 김천, 영천, 상주로 이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옥천의 행정은 군민이 불편해도 찾아가서 항의하지 않으면 공무원들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좁은 옥천에서 군과 면이 행정일원화가 안된다”라며 “옥천군은 보조사업과 지원사업이 적으며 특화작물이 없어 특화작물 발굴도 시급합니다”라고 불편함을 토했다. 또 “농사는 하늘이 도와야 하지만 먼저 군의 지원도 있어야 하늘을 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김 대표는 큰 꿈보다는 내년 농사 준비를 위해 올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귀농귀촌인연합회 사무실에서 디지털 교육으로 매주 화요일 5시간에 걸쳐 개인별 눈높이 맞춤 교육을 받으며 작은 실천부터 준비한다. 

김 대표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이제 3살된 싱싱한 포도넝쿨의 ‘옥천상큼포도’ 농장 내부 모습
김 대표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이제 3살된 싱싱한 포도넝쿨의 ‘옥천상큼포도’ 농장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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