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북면 부엉이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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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북면 부엉이 골
  • 김동진기자
  • 승인 2021.11.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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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산 아래 개울이 흐르는 군북면 ‘부엉이 골’
바위 산 아래 개울이 흐르는 군북면 ‘부엉이 골’

부엉이 골, 누군가 부엉이가 많이 서식한다고 이름 붙였다. 골짜기 같은 야산에 우뚝 솟은 봉우리, 그 봉우리들이 출렁이는 파도처럼 넘실넘실 능선으로 연결되었다. 그 위로 우뚝 솟은 나무들은 태양을 옆으로 세우더니 하늘 향해 만세를 불렀다. 

최근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더니 곱던 단풍은 사방으로 날리며 땅이 추울까 봐 스스로 이불이 되었다. 앙상한 가지, 화려했던 날은 가고 여기는 벌써 겨울 채비를 한다고 웅성웅성 바쁘다. 

산은 속을 드러내고 숨었던 바위들이 하나둘씩 고개를 내밀었다. 그 좁은 틈새는 작은 동물들이 서식할 만했다. 낮이라 부엉이는 숨었는지 자는지 보이지 않는다. 

부엉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서식하는 드문 텃새다. 평지에서 고산에 이르는 암벽이나 바위산, 하천을 낀 절벽 등지에 살며 암벽 바위 위나 바위굴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한배에 2~3개의 알을 낳는다.

산 아래 밭에는 야생의 생태계가 존재하는지 밤새 멧돼지가 출몰했고 고라니가 슬그머니 다녀가기도 했다. 아주 맑은 개울이 흐르고 청둥오리가 날아와선 물장구를 치며 노닐고 있다. 물고기들은 어찌나 쏜살같은지 재빠른 몸놀림의 뭔가가 휙휙 지나가는 그림자를 보이더니 이내 숨어 사라져버린다. 

거울 같은 티없는 개울, 여인네의 속살 보이듯 부끄러워 나무 그림자로 살짝살짝 가린다. 아직 버티는 화사한 단풍나무, 물 위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기문 둔갑술로 사람들의 눈을 홀린다.
수줍은 여인네를 훔쳐보듯, 여전히 나는 물 안을 슬쩍슬쩍 들여다 보며 부엉이 골에서 한참을 씨름하듯 부엉이셈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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