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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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03)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11.2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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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먼더

남유럽과 중동이 원산지인 야생화 ‘저먼더’의 다른 이름은 ‘곽향(藿香)’이다. 옛날, 곽향이라는 시누이가 올케와 같이 살고 있었다. 오빠가 전쟁터에 나간 터라 둘은 친자매처럼 지냈다. 어느 여름, 올케가 더위를 먹어 구토와 두통으로 몸져눕게 되었다. 시누이는 오라버니가 알려준 약초를 캐러 갔다가 독사에 물려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고 올케는 상처부위에 입을 대고 독을 빨아내다가 중독되고 말았다. 시누이는 이미 숨이 끓어지고 올케도 온몸에 독이 퍼져 이내 죽고 말았다. 사람들은 시누이가 캐온 약초가 더위 치료약이라며 곽향이라 이름하였다. 곽향 줄기는 옆으로 뻗으며 높이 30cm까지 자라고 많은 가지를 친다. 잎은 넓은 달걀 모양으로 끝이 다소 뭉툭하고 꽃은 하늘색으로 여름에 총상꽃차례로 피는데 한쪽으로 치우쳐 드문드문 달려 아름답다. 잎이 콩잎을 닮아 콩이라는 뜻과 곽(藿)과 향이 난다는 뜻 향(香)을 합해 곽향이라 불리는 저먼더 꽃은 ‘경애’가 꽃말이다.

일일초

꽃 한 송이가 3일 가량 피어 있는데 그 사이 다른 가지의 꽃들이 피어 늘 꽃핀 모습을 나타낸다는 의미로 ‘일일초’라는 이름이 붙었다. 
태국 공주를 짝사랑하다가 서로 좋아하게 된 어느 지방 관리가 있었다. 아쉽게도 태국 왕의 가문과 지방 관리의 가문은 로미오와 줄리엣 가문처럼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 맺어지지 못하는 관계가 되어 있었다. 태국 공주는 한이 되어 못다 이룬 사랑으로 꽃이 되었는데 그 꽃이 일일초다. 사랑하는 관리의 무덤을 이 꽃으로 뒤덮었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는 야생화이다. 
일일초는 30~50cm 높이로 자라고 밑동은 나무처럼 단단한데 여기서 덩굴성 가지가 나오고 꽃이 달리는 가지는 곧게 선다. 마주난 잎은 긴 타원형으로 윤이 반짝반짝 빛나며 생기가 솟는다. 꽃은 7~9월에 자주색 흰색 빨간색 등 여러 가지 색깔로 피는데 5장의 꽃잎 한 송이의 크기는 지름 3.5cm 정도로 매우 아름답다. ‘즐거운 추억,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좋은 꽃말을 가지고 있다.

꽃베고니아

‘꽃베고니아’는 봄, 여름, 가을 오랫동안 피고 지는 상록 여러해살이 관상식물이다. 프랑스의 식물애호가 ‘베공(Begin)’에서 명칭을 따왔다고 한다. 아열대식물로 잎 모양이 좌우로 대칭하고 있어 ‘짝사랑’이라는 꽃말이 생겨났으며 꽃은 적색과 백색 분홍색깔로 사랑을 아낌없이 주려는 듯이 계속해 피고 진다. 
옛날 어느 한 나라에 왕이 되고 싶지 않는 여섯 명의 왕자가 있었다. 후계자를 고민하다 왕은 끝내 죽고 말았는데 무덤에서 풀 하나가 돋아났다. 이 식물에서 잎사귀 하나가 떨어지고 그 자리에서 또 하나의 풀이 돋아나기를 반복해 퍼져나가 자라났다. 이것을 본 왕자들은 아버지 왕의 뜻을 알아차리고 나라를 6개로 나누어 평화롭게 다스렸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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