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 “주민 화합은 곧 마을발전의 디딤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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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우리 이장님] “주민 화합은 곧 마을발전의 디딤돌입니다”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12.09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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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면 용죽리 이상택 이장
동이면 용죽리 이상택 이장은 주민 화합이야말로 마을 발전의 첩경이라며 마을 주민이 행복할 때 자신도 행복함을 느낀다고 했다.
동이면 용죽리 이상택 이장은 주민 화합이야말로 마을 발전의 첩경이라며 마을 주민이 행복할 때 자신도 행복함을 느낀다고 했다.

87가구 187명이 살아가는 옥천군 동이면 용죽리(이장 이상택, 53).

용죽리가 다른 마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귀농·귀촌인’이 주민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인심이 넘치고 살기가 좋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로 이장 8년 차에 접어든 이상택 이장 역시 이곳 용죽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한번쯤은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생활했을법도 한데 이 이장은 그렇지 않았다. 지난 세월 단 한번도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다. 심지어 이장을 맡기 전까지도 용죽리에서 인근 회사로 출퇴근을 했다. 그의 고향사랑 마음이 진하게 배어난다.

이 이장이 이장을 맡게된 사연도 알고 보면 얼마나 그가 용죽리를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8년 전인 2014년 이맘때, 평소처럼 회사에 출근하던 이 이장에게 주민들로부터 제의가 들어왔다. ‘지금의 이장은 나이도 나이지만 너무 오래 이장을 맡다보니 실천력도 떨어지고 더욱이 젊은 귀농귀촌인들이 많이 들어오는 마을을 이끌어가는 데에 한계가 있으니 젊은 당신이 맡는게 마을 발전을 위해 낫다’라고 귀띔한 것.

잘 나가던 직장 접고 이장 맡아

하지만 직장에 몸을 담고 있는 그로서 이장을 맡는다는게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끈질긴 이장 수락 요청은 그를 고민에 빠지게 했다.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어쩔 수 없이 이장직을 수락한 이 이장은 그때만해도 전임 이장의 잔여임기나 채우고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수락 아닌 수락을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회사에서 “회사를 택하든지 이장을 택하든지 양자택일을 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회사 내규위반이라는 이유를 들이댔다. 회사를 그만두자니 당장의 생계가 걱정이고 이장을 그만두자니 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 같아 몹시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이후 많은 시간을 고민한 이 이장은 ‘언제 그만 두어도 그만둘 회사라면 조금 일찍 그만두는 것도 나쁠 것 없다’라는 판단에 결국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마을에 알렸다. “여러모로 부족한 면이 많지만 최선을 다해 마을발전을 위해 일해 보겠다”는 포부와 함께.

주민 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이장을 맡고난 이 이장의 발걸음은 바빠졌다. 지난 세월 마을 내 묵혀있던 잡다한 문제를 비롯해 미처 진행하지 못했던 이러저러한 일들을 하나 둘 처리해 나갔다. 그 중에서도 창조적 마을 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5억 원으로 만든 ‘용죽리문화커뮤니티센터’는 이 이장이 처음 만든 작품으로 지금도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용담댐 해결안돼 씁쓸
유채꽃밭 씨뿌리고 관리

“용담댐 수위 조절 실패로 막대한 피해를 입힌 사건이 아직도 해결이 안돼 마음 한 구석이 매우 무겁다”라는 이 이장은 “당시 손해사정인으로 하여금 정확한 사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와서 하늘이 너무 많은 비를 내려 발생한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말로 처음 약속했던 보상에서 상당 부분 희석된 보상안으로 주민들의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이장의 마을사랑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옥천군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동이면 유채꽃밭이 그것이다. 매년 4월이면 눈부실 정도로 흐드러지게 핀 유채꽃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지만 정작 그러한 꽃밭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한다. 바로 이 이장이 주인공이다. 과거 해당 부지에는 일부 축산인들이 동물들에게 줄 사료용 목초를 재배했으나 그보다는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유채꽃밭을 조성하는게 모든 면에서 득이 된다는 군의 결정에 유채꽃밭을 조성키로 한 것. 이후 이 이장은 직접 트랙터를 이용해 잡초를 제거하고 유채 씨앗을 파종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러한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유채꽃밭이 활짝 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올목․분지벌 주민 화합 앞장

“여느 마을이나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저희 마을 역시 올목마을과 분지벌 마을이 다소 소원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제가 이장을 맡고나서 이들 두 마을 주민들 화합에 발벗고 나섰다. 주민화합이야말로 가장 밑바탕이 되는 것으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는 이 이장은 “이제 마을 내에 산책로를 조성, 어르신들이 마음 놓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여러 가지 방법으로 궁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이장은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용죽리 마을청년회가 주축이 되어 실시해 온 용죽리마을잔치가 코로나 19로 2년째 열리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며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물러가고 예전처럼 마을 주민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마음과 마음을 주고받는 그런 날이 왔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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