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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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06)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12.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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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화

옛날 폴란드에 넓은 영토와 큰 세력을 지닌 성주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에게는 자식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신에게 간절히 기도했다. 신은 그의 정성 어린 기도를 듣고 귀여운 딸을 낳게 해주었다. 성주는 아들을 원했으나 딸을 얻은 것을 탓하지 않았다. 하지만 성을 이끌어 갈 아들이 없다고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 것이 싫어서 아들을 낳았다고 선포했다. 그녀에게 ‘미나비리스’라는 남자 이름을 지어주고 활쏘기와 칼싸움에서부터 술 먹는 법 등 남자들이 해야 할 여러 가지 일들을 가르쳤다. 그러나 청춘의 끓는 피는 어찌할 수 없었던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는 바로 그녀의 부하였다. 괴로워하던 그녀는 어느 날 아버지께 이 사실을 고백했다. 그러나 성주인 아버지는 “모든 사람들이 너를 남자로 알고 있다. 이 성을 이끌어 갈 후계자이므로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이렇게 말하는 아버지의 말에 너무 서럽고 자기 자신이 매우 싫어졌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칼을 땅바닥에 꽂으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처럼 엉엉 울었다. 그리고는 어디론지 사라져 버렸다. 며칠 후, 그녀가 땅에 꽂았던 칼자국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났다. 그 꽃이 바로 연지화 분꽃이다. 겁쟁이, 내성적, 소심, 수줍음이 꽃말이다.

델피니움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엘리사탄 해안 마을에 ‘오르토프스’라는 젊은이가 살고 있었다. 그는 바닷가에서 낚시를 즐기다가 실수로 바다에 떨어졌다가 돌고래에 의해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다. 그 후, 돌고래들과 친해져서 함께 바다에서 놀곤 했다. 그러나 인근 어부들은 돌고래를 일망타진하려는 계획을 꾸미고 있었고 돌고래들을 죽게 할 수 없었던 그는 이 사실을 알려주어 돌고래가 도망쳐 목숨을 구할 수 있도록 했다. 계획이 실패한 어부들은 그를 못 마땅히 여겨 무참히 살해해서 시체마저 바다에 던져버렸다. 이를 알게 된 돌고래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으며 그의 영혼을 꽃에 깃들게 해 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다. 이들의 기도를 들은 신은 오르토프스와 돌고래의 우정을 가상히 여겨 그의 영혼을 꽃에 깃들게 했는데 그 꽃이 아름다운 ‘델피니움’이다. 청명, 정의, 자유,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게요가 꽃말이다.

등심붓꽃

붓꽃은 꽃이 피기 전의 모습이 마치 붓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으로 종류도 많고 꽃도 예쁘다. 그 중 등심붓꽃은 북아메리카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와 정착한 귀화식물로 본래 관상용으로 들어온 것이 야생으로 퍼진 것이다. 등심(燈心)은 호롱불이나 남포의 심지를 말하며 등심붓꽃은 가운데가 밝은 노란색이고 꽃잎에는 붉은 줄무늬가 있어서 아주 작은 등불이나 불꽃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고 앙증맞으며 아름답다. 줄기 높이 10~20cm 잎은 줄 모양이고 봄에 청자색 또는 백자색으로 달려 피는데 1.5cm정도로 자그마하다. 기쁜 소식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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