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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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07)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12.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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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틸론

브라질 어느 시골 마을에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서로 원수로 지내는 집안이 있었다. 그러나 두 집안의 아들 딸이 서로 사랑했다. 코란코 집안의 딸 오미스와 라뜨라드 집안의 아들 라오떼는 매일매일 비밀로 만나서 사랑을 이야기했다. 어느 날 코란코한테 들켰고 라뜨라드도 이 사실을 알게 되어 두 사람을 멀리 추방키로 했다. 원수인 집안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오미스와 라오떼는 간단한 짐을 싸서 산속으로 들어갔다. 그 지역이 따뜻해서 생활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바위 아래 오두막집을 짓고 살면서 사냥을 하고 근처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고 살아가는데 어느 날 라뜨라드 집안에서 라오떼를 납치해서 데려가려 하자 그는 바위에서 뛰어 내려 죽게 되었고 이를 안 오미스도 뛰어 내려 아쉬운 사랑이 끝났다.

이를 안 두 집안에서 화해를 하고 바위 옆에 그들을 묻어 주었는데 그 이듬해 꽃이 피어났다. 이 꽃이 ‘아부틸론’이다. 브라질이 원산인 이 꽃은 ‘나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가 꽃말이다.

나도바람꽃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바람의 신 제피로스는 자신의 아내 플로라의 시종 아네모네를 몰래 사랑했다. 이 사실을 눈치 챈 플로라는 화가 나서 아네모네를 멀리 떨어진 포노느의 궁전으로 보내버렸다. 그러자 제피로스는 바람을 타고 아네모네를 만나 계속 사랑을 나누었다. 제비로 변신한 플로라가 현장에서 이 사실을 확인하고는 화가 치밀어 둘을 갈라놓으려고 아네모네를 꽃으로 만들어 버렸다. 아네모네를 잊지 못하는 남편 제피로스는 봄이 되면 따뜻하고 부드러운 봄바람을 불어 꽃을 피우게 하였으니 이 꽃을 바람꽃이라 부른다.

나도바람꽃은 3~4월에 흰색으로 피는데 줄기 끝에 길이 3cm의 작은 꽃자루들이 우산 모양이고 그 끝에 1송이씩 달리는데 아름답다. 꽃말은 ‘사랑의 괴로움, 허무한 사랑’이다.

목화

옛날 중국에 ‘모노화’라는 예쁜 여자는 많은 청년들의 청혼을 거절하고 평범한 상인과 결혼하여 딸을 낳았다. 그러나 남편이 전쟁터로 떠난 후 나라가 망하고 남편도 전사하게 되었다. 전쟁으로 먹을 게 없어 자신의 허벅지 살점을 잘라내어 딸에게 먹이다 과다 출혈로 죽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슬퍼하며 모노화의 장례를 치렀다. 어느 날, 모노화의 무덤에서 작은 싹이 돋아나 꽃이 피고 열매를 맺더니 하얀 솜이 나왔다. 사람들은 모노화가 죽어서도 딸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라 했으며 모노화의 이름을 따 모화라 불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목화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목화는 고려 말 문익점이 몰래 붓 뚜껑에 씨앗 열 개를 가져와 재배한 것이 처음이다. 문익점 아들 문래는 물레를 만들었고 동생 문영은 방직기를 개량해 짠 옷을 만들었는데 이를 무명이라 했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어머니 사랑’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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