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한 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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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한 해를 보내며
  • 김선환 시인, 전 한남대 교수
  • 승인 2021.12.3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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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오고 가는 것은 자연이 정해준 이치에 따른다. 올해도 자연계는 지구 온난화로 몸살을 겪고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작은 변화에 불과하다. 기온의 상승이나 하강에 따른 날씨의 변화, 홍수와 지진, 화산활동은 언제나 일어나는 지구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산업에서 배출된 탄소 증가로 일어난 지구 온난화 문제는 인간의 문명이 자연계에 미친 영향으로 예상하지 못한 재해이다. 자연계는 나름의 방법으로 대처해 갈 것이다. 그것은 거대한 자연의 단기적 피해복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변해갈 것이다. 

문제는 이 지구에 살고 있으면서 작은 변화에도 생사가 엇갈리는 인간 사회에 있다. 우리는 평시보다 조금만 온도가 높거나 낮아져도 살기가 어렵다. 또한, 식량을 위한 농사와 어업 등이 타격을 받는다. 육지에서는 절기의 변화로 작물 재배의 어려움이 있고 바다에서는 수온의 변화로 산호초가 죽고 토종어종이 사라진다. 바다의 양식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자연계의 작은 변화는 거대한 문명을 이룩한 인간사회의 생사를 좌우할 정도로 크게 작용한다. 아직까지 인류문명이 자연의 재해에 대하여 완벽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미봉책으로 단기적이고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눈앞에 당면한 재해를 두고도 의견의 일치를 보려면 시간이 걸린다. 

크게 보자면 자연계의 변화는 지구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지구에 사는 인간 생명체들이 위험한 것이다. 산업화를 위해 자연계를 훼손시키고 인간에게 불리한 환경을 만드는 일 또한 스스로 한 일이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올해는 지난 해부터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기는커녕 변종에 변종을 거쳐 전염성이 강한 형태로 빠르게 국제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경우 전파를 막기 위한 인류의 고전적 대책 중 하나인 국가 단위의 봉쇄나 대륙별 봉쇄도 불가능하다. 전 지구가 하나로 연결되도록 문명화되었기 때문이다. 그 편리함이 오늘과 같은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현실적으로 백신이나 치료제가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다 보니 국가 간 이동제한이나 격리, 검사, 치료 등등으로 세상이 혼잡하다. 인류 전체가 한 사건을 공동으로 맞이하여 나라별로 각자도생하는 형편이다. 아마도 금세기 들어 처음 겪는 사건일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앞으로 바이러스의 전파가 더 위중한 일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때마다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우리의 과학 문명이 신속하게 대응하기에는 자연의 힘은 너무 크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 전염성을 가진 유행병의 경우 국제사회 전체로 쉽게 퍼져 나갈 수 있으며 좀 더 보편화된 균형 잡힌 국제적 동시 대응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금년에 몸소 체득한 것은 자유로운 행동을 제약하면 말할 수 없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우리의 경우 방역지침에 따라 개인들은 잘 대처해 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중요한 것은 전염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하여 모든 구성원들이 더 많은 행동의 제약과 장시간 불편함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힘든 일이 될 것이다. 

몰아닥친 코로나 시국은 확진 환자들과 그 가족, 의료진, 관련 행정부서 등등 모두가 힘들어한다. 자영업자와 불황의 늪에 빠진 기업들도 고통의 시간이다. 또한, 처음으로 사회에 나가 일을 해야 하는 젊은이들도 취업불황으로 심적‧경제적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교육‧문화‧예술‧체육‧종교 등 모든 공적‧사적 커뮤니티들도 마찬가지 어렵다. 그러고 보면 모든 국민이 직간접으로 코로나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움이 크더라도 지쳐서 포기하고 소홀히 대처한다면 이 위기를 타개해 나갈 방법은 없다. 모든 사람들이 이 역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방역지침을 엄격하게 준수하면서 인내하고 견뎌내기를 희망한다. 부디 새해에는 금년 보다 좀 더 나은 상황으로 종국에는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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