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와 다이어트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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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와 다이어트결심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01.06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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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새해를 맞아 누구나 한 번쯤은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결심한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금연이나 금주, 운동과 같이 건강과 관련된 목표일 것이다. 다이어트도 해가 바뀌면서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는 일이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체중의 5~10% 정도 감량에 성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대부분 2년 내로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간다고 보고되고 있다. 

매번 다이어트를 시도하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시도하다 보니 요요를 겪고 실패의 경험이 쌓이면서 자존감도 떨어지고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어 오히려 해로운 결과가 되기도 한다. 

왜 다이어트는 성공하기가 힘들까? 그 이유는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즉 다이어트는 생리적으로 오랜 기간 적응된 인체의 에너지 보호기전에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과거 수렵과 채취 시절에는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인류는 큰 에너지소비를 감수하여야 했다. 예를 들어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서 장거리를 달려야 했고, 창을 던져야 했으며 나무열매를 채취하려고 먼거리를 걷고 나무에 기어올라야 했다. 이러한 생존양식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섭취한 에너지는 최대한 절약하여 저장하며,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방향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인간의 생활이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된 것은 수만 년에 이르는 초기 인류의 긴 역사에 비할 때 매우 순간적인 시간에 불과하다. 불과 이백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자동차를 몰고 다니고 책상에 앉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 사람들은 더 이상 생존을 위해 그렇게 많은 거리를 걷거나 달리거나 창을 던지거나 나무에 기어오르면서 살아가지 않는다. 대규모 할인마트나 슈퍼에는 갖가지 식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상표를 붙인 가공식품이나 대량으로 생산된 인스턴트 식품이 손만 뻗으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인간생활의 대변혁에 대해 우리 인체가 적응하기에 1~2백 년이라는 시간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이어트가 성공하기 힘든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이어트가 실패로 귀결되는 숙명적인 것은 물론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다이어트에 성공하여 일생동안 정상체중을 유지한다. 

다이어트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가장 큰 요건은 스스로의 생활습관을 자각하는 능력이다. 미국국립보건원에서 2009년 비만한 지원자 1,6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스스로를 자각하는 능력이 다이어트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 연구에서는 대상자들에게 자신이 하루 동안 먹는 것을 기록하도록 했다. 일주일에 단 하루만이라도 자신이 먹은 음식을 기록하도록 한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6개월 후에 음식일기를 기록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서 2배나 되는 체중을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먹는 것을 적도록 한 것 외에는 다른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는 평소 알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는 것이 행동수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준다. 

일정 기간 동안 체중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다시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간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자신의 생활습관에는 큰 변화가 없이 무조건 칼로리 제한만을 다이어트의 방법으로 택한 사람들이었다. 여러 역학적 조사들은 2년 후에도 감량한 체중을 유지한 사람들은 섭취하는 칼로리도 줄였지만 그것에만 의지한 것이 아니라 적어도 한 두가지 이상의 생활습관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킨 사람들이었다. 또 그들 중 대다수는 규칙적인 운동을 새로운 습관으로 만든 사람이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이어트를 무조건 음식을 먹지 않는 행위로 여기기보다는 기존의 습관을 고치고 새로운 습관을 정착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제 새해를 맞이하여 다이어트를 목표로 한다면 체중계 위의 숫자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체중은 하나의 참고치로 활용하고 보다 길게 보는 것이 좋다. 

즉 처음부터 큰 목표를 정하기보다는 사소한 습관 한두 가지부터 고치는 것에서 다이어트를 시작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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