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실현되는 한 해를 기원하며
상태바
기다림이 실현되는 한 해를 기원하며
  • 김선환 시인, 전 한남대 교수
  • 승인 2022.01.27 1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해 첫날에 다시 시작된 삶의 시간이 벌써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그사이에도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는 큰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에서 큰일들이 없었던 적이 있었던가. 해가 바뀌었다고 이전과 비교해 획기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다. 큰일들은 직면해야 실감하게 된다. 국가부채가 늘어나서 국민 개인당 부채가 얼마다 하는 뉴스에도 걱정은 되지만 크게 와 닫지 못한다. 큰일이라 개인적인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누가 무슨 이유로 얼마를 준다는 이야기도 그리 반갑지 않다. 결국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부채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모든 경제적 상황이 좋아지기를 희망한다. 사람들은 공공물가나 전세금 대출이자의 상승이나 하락에 대해서 더 신경이 많이 쓰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오르는 물가에 대한 체감이 만만치 않다. 또한 주요 관심사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보도되고 문자가 오는 코로나 소식이다. 오늘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지 촉각이 곤두선다. 상황이 개선되어 사람들도 만나고 관계증진도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외상황은 어떠한지도 관심이 크다. 그동안 미루어왔던 해외여행을 언제쯤 갈 수 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의 가능성 여부는 단순히 일부 사람들에게는 관광목적일 수 있지만 해외에서 사업체나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생계가 걸린 일이다. 좀 더 크게 본다면 관련 항공업체들이나 여행업체, 무역업체, 숙박업체 등등 폐업에 가까운 불황에서 원상회복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초기에는 국내 여행도 거의 중단되었다. 다행스럽게 지금은 국내 여행이 어느 정도 가능한 일이다. 코로나로 정지된 일들이 많이 있겠지만 개인들이 기대하는 것 중의 하나는 사람들과의 교류 확대와 여행을 가는 일일 것이다. 이 두 가지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우리는 사람과의 밀접한 교류를 통해서 소통하고 공감하고 만족감을 느낀다. 또한 여행을 통해서 낯선 문화를 즐기고 자연을 보고 새삼 그 아름다움과 신비함에 놀라고 불편한 마음을 치유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많은 사람의 기대감이란 크게 보면 사람과 사람의 소통과 사람과 자연과의 교감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나 자연스러웠던 일상들의 일들이 갑작스럽게 정지되었을 때는 급박한 마음에 느낄 수 없던 생각들이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매일 일어나는 반복적인 일들이 제일 중요하다고 체감되기 시작했다. 차 한 잔 마시거나 식사 한 끼 같이 하면서 담소하던 시간이 사라진 것에 불편해하던 마음을 지나 소중하고 그립다는 것을 체득하는 시간의 연속이다. 그리고 기다려진다. 

해외여행도 마찬가지다. 어쩌다 한 번씩 큰맘 먹고 가는 일인데 그나마 미루고 미루다 결국 당장은 못 가는 꼴이 되어 버렸는데 아쉽기 그지없다. 사실 이런저런 이유로 국내를 여행하는 일도 쉽지 않다. 아마도 예전 같은 만남이나 여행이 가능하기까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 시간을 상상해 본다. 많은 모임이 유보되었으니 한동안 식사자리 예약이 어렵다는 등 즐거운 소동이 일어나겠지만 참을 수 있다. 

사적 만남도 중요하지만 일을 위한 만남도 좀 더 구체화할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선 교류가 일어나야 일이 만들어지고 실행된다. 그래야 지역경제도 돌아가고 일자리도 더 창출된다. 해외여행의 경우에는 좀 다른 양상이 예상된다. 가고자 하는 지역의 상황도 중요하고 향후 경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여행이 가능해도 초기에는 예약하기 어려워질 것 같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일이 발생할 것이고 당분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여행은 가기 전 기대감이 더 크다. 여태까지 참았으니 느긋하게 기다리면 될 것이다. 새해의 첫 달을 보내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작은 꿈을 그려 보았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비슷하거나 또 다른 기다림이 있을 것이다. 단지 원상회복이 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인데 이렇게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되는 줄 몰랐다. 

우리 모두 각자의 꿈이 실현되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새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