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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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향수
  • 김동진기자
  • 승인 2022.03.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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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한 공연단체가 정지용 시인이 입었던 의복 차림으로 공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옥천의 한 공연단체가 정지용 시인이 입었던 의복 차림으로 공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긴 겨울이 지나고 춘(春) 3월이 되었다. 따스한 햇살이 몸을 나른하게 만드는 옥천의 향수 같은 봄 향기에 취한다.

옥천에 온지 1년, 마음은 여전히 부산에 있다. 아직 옥천이 내 집이라는 생각이 굳어지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보면 세월이 흘렀음에도 고향 생각에 사무치고 그리워한다. 그렇게 고향은 그리움이고 향수병은 나만 앓는 병이 아니다며 봄 향기에 유독 생각나는 마음을 애써 달래 본다.

옥천을 처음 둘러보면서 간판이며 이정표, 책 등등 ‘향수’라는 단어가 들어간 글이 참 많다는 걸 알았다. 참 좋은 단어라면서 ‘향수’라는 단어가 좋아서 ‘향수’를 사용했나 싶다가도 ‘향수’ 단어가 너무 많은 게 이상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사실 옥천에 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이라 옥천을 너무도 몰랐던 것이었다. 그렇게 네이버를 검색하며 정지용 시인과 향수를 알게 되었다.

한편으론 정지용 시인과 그의 시 ‘향수’는 옥천에만 머물렀나 싶기도 했다. 유명했음에도 부산 토박이가 몰랐으니 말이다. 노래 가사로 흥얼거렸으면서도 정작 정지용과 그의 시 ‘향수’는 몰랐다.

정지용 시인은 가족과 누이,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연결했다. 누이와 아내는 그리움의 표상으로 모성적인 따뜻함과 편안함을 일깨워 주는 향수였다. 한국적인 농촌 모습이 가족사적인 그리움과 합쳐져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가게 한다.

우리는 고향을 통해서 가족을 떠올리고 수많은 시간을 추억하며 그리움에 사무친다. 첫 타향살이는 그렇게 오랜 시간 그 정겨움을 잊지 못해 이른 봄에 향수병을 앓고 있는 듯하다. 

“엊그제 다녀왔는데 지금쯤 고향에는 하얀목련이 눈부시겠지. 봄꽃이 피려니 심어논 꽃들이 선하여 고향 생각에 시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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