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겨울 철새 ‘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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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겨울 철새 ‘고니’
  • 김동진기자
  • 승인 2022.03.17 11: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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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변에 떠있는 하얀 고니와 겨울 풍경
금강변에 떠있는 하얀 고니와 겨울 풍경

겨울에는 따뜻한 겨울을 찾아 시베리아 등 북쪽으로부터 새들의 이동으로 옥천에도 여러 종류의 새들이 날아온다. 그리고 가을에 찾아와서 겨울을 보내고 봄이 지나면 원래 왔던 곳을 찾아 되돌아간다. 겨울에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새를 겨울새, 겨울 철새라 부른다.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겨울 철새로는 두루미, 기러기, 고니, 청둥오리, 쇠오리, 물닭 등 많은 새가 있다. 그중에서 옥천의 대청호와 금강을 따라 흐르는 하천에서 고니 무리를 만날 수 있다. 80년대 유행했던 이태원의 낭만적 노래의 주인공 ‘고니’, 그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날개를 뽐내는 고니를 감상할 수 있다.

고니는 이른 아침 잠깐 호수를 찾았다 놀곤 사라져버리는 새였다. 단체로 무용을 하듯 춤추고 공중부양 묘기를 부리며 공중으로 올랐다 내렸다 하더니 한 번 하늘을 돌며 선회하고는 어디론가 떠나버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하늘의 선녀들이 내려와 잠깐 노닐다 감쪽같이 하늘로 올라가 버리는 마치 꿈꾸는 느낌이었다. 넋을 놓고 목을 빼고 그들이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을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바라보았다. 처음 본 장면, 귀신에 홀린 듯 짧은 순간은 그렇게 강렬했다.

그리고 어느 날, 금강 변의 푸른 강물 위에 새하얀 자태에 노닐고 있는 60여 마리가 넘는 고니의 무리와 마주했다. 하얀 고니의 무리, 이 순간을 어떻게 표현할까. 믿기지 않는 상황에 눈을 감았다 다시 뜬 후 맑고 시리디시린 푸른 강물에서 만난 하얀 고니가 이젠 실감이 났다. 순백과 파란 강물의 아름다운 조합, 선녀같이 노니는 장면을 눈에서 놓치기 싫어 추위도 잊은 채 감상하고 지켜봤다.

사람의 인기척에 날아가지 않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무리를 짓고 유유자적 떠다니는 고니, 가끔 휘젓는 날개짓은 마치 손오공이 칠선녀의 부채 파초선을 휘두르는 위력이 느껴졌다.

겨울 철새 고니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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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현 2022-03-25 11:54:12
고니를 보네요.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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