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통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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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통하는 사회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2.03.3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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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이 발행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을 ‘상식’(常識)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일반적 견문과 함께 이해력과 판단력 나아가 사리 분별 따위가 포함되는 것’을 ‘상식’에 추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상식이 전혀 없음’을 의미하는 ‘몰상식(沒常識)’이 판을 치고 그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치 그래야만이 상대방을 이기고 힘을 얻기라도 하는 것처럼.

지금 한국사회가 딱 그 모양이다. 특히 그러한 모양새는 정치권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물러나는 대통령과 새로이 당선된 대통령 사이가 마치 몰상식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느낌이다. 물러나는 대통령은 혹여 퇴임 후 자신에게 불어닥칠지 모르는 불안감에 최대한 안전장치를 해 두고자 임기가 끝나는 5월 9일 밤 12시까지 권력을 장악하고자 몸부림을 치고 있다. 게다가 대표적 권력기관 중 하나인 감사원 인사까지 자신의 사람들을 심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한 이면에는 아마도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이 퇴임 후 줄줄이 영어(囹圄)의 몸이 되어 왔다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러한 몸부림은 더 거센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몸부림과는 달리 이미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비록 0.73%차이지만) 당선된 새 당선자는 그러한 주문이 마치 자신의 통치행위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으로 받아 들여져 영 불편하기 짝이 없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 어련히 당선자가 알아서 인선을 마무리 할텐데 지는 해가 무슨 이유로 떠오르는 해를 떠오르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으려 하는건지 일면 괘씸한 생각이 들수도 있다.

현 정부의 생명이래야 겨우 40여 일 밖에 안남은 시한부 목숨이다. 아무리 기를 쓰고 가는 세월 막으려해도 5월 10일은 어김없이 다가오게 되어 있다. 마지막 남은 시간 부여잡고 안간힘을 쓰기보다는 이쯤에서 지난 5년이라는 세월동안 실패했던 실정(失政)에 대해 반성을 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대국민 담화문이라도 작성해 보는 것이 훨씬 현명한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새 당선자 또한 크게 자랑할 형편도 안된다. 사실 새 당선자는 정치와는 크게 연관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저 사법부의 총수라는 정도로 사법부 관계자들 몇몇만 알 정도였다. 그런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대통령에 나서겠다고 하더니만 덜컥 당선되고 말았다. 무슨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뭐가 뭔지 지금도 헷갈린다.

문제는, 현 대통령은 설득력없는 자기 주장과 근거를 바탕으로 국민들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 뜨려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더 크게 벌여 놓아 국민들로부터 상식(일반적 견문과 함께 이해력과 판단력 나아가 사리 분별 따위)이 없었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면 당선인은 정치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정치 문외한임에도 불구하고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의 삶과 안보를 책임지겠다고 하니 도대체 작금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할지 참으로 난감하다.

더욱이 당선자의 경우 지난 세월 법이라고 하는 테두리 안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 모든 사안에 대해 법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지는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법이란 도덕의 최소한으로 도덕, 즉 상식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데 혹여 상식을 외면하고 법으로만 해결하려 든다면 향후 대한민국의 5년은 암흑 그 자체일 수 밖에 없다. 특히, 당선자는 지난 세월 공직선거에는 단 한번도 출마한 경험이 없는 정치 무년생이라는 사실이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하다못해 배추를 뽑고 바느질을 해도 숙련된 전문가가 해야 훨씬 생산적이고 효율성이 높은데 정치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니 어떻게 무슨 수로 대한민국을 이끌고 나갈지 그저 좌불안석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은 원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누가 국회의원이 되든, 누가 시장·군수가 되든 아무런 관심이 없다.(어차피 정치불신이 기저에 자리하고 있음에) 그저 누가 되든 국민들이 살아가는데 불편함 없이 노력한만큼 댓가를 받는 공정한 세상만 펼쳐지기를 바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선자 임기가 채 시작도 하기 전에 이러저러한 불협화음들이 불거져 나온다면 누구를 믿고 앞으로 5년을 버텨야할지 불안의 연속이다.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불안감은 조성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조금이라도 국민들을 생각했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상식’이 있다면 작은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라도 한번 더 생각하고 내뱉어야 하는게 국민들에게 취할 예의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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