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비나이다 비나이다
상태바
[향수블로그] 비나이다 비나이다
  • 김동진기자
  • 승인 2022.04.07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성면 구음리에 있는 사람 모양의 구비선돌이 장승처럼 서 있다.
청성면 구음리에 있는 사람 모양의 구비선돌이 장승처럼 서 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시명께 비나이다’. 그 옛날 아들을 점지해 달라며 많은 어머니들이 상징물 앞에서 기도를 했다. 마을을 보호하는 수구맥이 상징물은 선돌로 전해지며 옥천군에는 50여 개 마을에 세워져 있다.

선돌, 선사시대의 수많은 유적 중 하나로 옛날엔 마을의 수호신으로 마을 입구에 장승처럼 심어져 마을을 지켜주고 악귀를 쫓아준다는 믿음이 있었다. 

옥천군의 선돌 중 사람의 형상으로 옥천군 청성면 구음리에 장승처럼 농로에 서 있는 ‘구비 선돌’. 

얼마의 시간을 살았을까. 맨몸으로 수많은 별 밤을 보내고 바람을 흘리며 눈비에 홀로 서 있었으리. 불상도 아닌데 사람 모양으로 서 있으니 그저 신기할 따름에 더 각별하다.

사전에는 ‘선돌은 선사시대 거석 기념물의 하나, 돌에 대한 원시적 신앙물, 묘비, 지역경계의 표시’라 나온다.

선돌은 남성과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대상으로도 여겼다. 구음리 선돌은 입구에 설치되어 외부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고 논농사의 풍년과 득남을 가져다주며 전염병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를 보호하는 것으로 보청천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다. 그 위치에 세워진 것을 보면 안산과 조산의 역할도 했다. 

선돌은 머리부분이 뽀족하면 남자이고 머리부분이 둥글면 여자다. 선돌의 몸체에 구멍을 내기도 하였는데 이는 여자의 성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여자들은 이것을 보고 득남을 기원하며 아들을 낳았다.

구음리 선돌, 누가 다듬어 심었는지 몰라도 그 형태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가질만했다. 다만 그 높이가 130cm, 폭60cm, 두께 25cm 정도로 농로에 있다 보니 눈에 띄지 않아 한참을 돌고서 사방을 관찰한 뒤 겨우 찾을 수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이 선돌이 액을 막아주고 질병으로부터 마을을 구해준다며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