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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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 김동진기자
  • 승인 2022.04.14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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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문화원 가는 산책로에 4월의 진달래꽃이 피어있다.
옥천문화원 가는 산책로에 4월의 진달래꽃이 피어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봄이 오고 봄 노래를 흥얼거리니 마음은 밝아지고 기분은 즐겁게 흥이 오른다.

그렇다. 봄에는 진달래꽃이 만발하고 온 산을 붉게 물들인다. 산속을 들여다보면 여기도 진달래꽃 저기도 진달래꽃이 피어있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이 숨바꼭질하듯 “나 여기 있어요”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옥천에도 빠르게 번지는 봄. 산에는 진달래꽃, 산 벚꽃, 개나리꽃, 목련꽃으로 환하다. 만개한 꽃 향은 온 세상으로 나르며 세상을 취하게 만든다. 이 무렵이면 산과 들을 다니며 봄을 감상하는 재미에 빠져 봄 노래를 부르며 다닌다.

이렇듯 아름다운 축복의 봄, 만물이 소생하고 아름다운 꽃이 피는 출발을 의미하지만 김소월의 진달래꽃에는 여인이 정한을 감수하고자 하는 슬프고 애절한 목소리도 들어있다.

즐거운 노래가 나옴에도 이별의 노래가 머릿속을 맴돌며 갈등으로 마음을 흔들었다. 이윽고 나오는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혼잣말처럼 나직이 중얼거려 본다. 환하게 웃지도, 무겁게 침묵하지도 못한 묘한 감정과 표정을 한 채 그저 봄 길을 걷기도 했다.

옥천문화원 가는 산책로가 아침 햇살에 꽃으로 눈부시다. 가파른 언덕에 그 위로 난 작은 오솔길에 군데군데 막 꽃봉오리를 터뜨리려는 나무들, 꽃을 피우려는 식물들로 가득하다. 정지용 동상을 지나면 끝나는 산책로, 중간중간 진달래꽃이 환한 얼굴로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유달리 빛나는 붉음, 예쁜 봄 처녀가 지나는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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