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사는 에너지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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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는 에너지의 원천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4.28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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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헤어’ 김미정 대표
‘미정헤어’ 김미정 대표가 손님의 파마를 끝낸 후 파마 도구를 옮기고 있다.
‘미정헤어’ 김미정 대표가 손님의 파마를 끝낸 후 파마 도구를 옮기고 있다.

늘 생기 넘치는 밝은 성격으로 사람들에게 건강한 기운을 넣어주며 인생의 플러스를 전해주는 사람이 있다.

어릴 적부터 손수 머리를 자르며 그림을 잘 그렸던 소녀, 어른이 되어서는 미용사로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23년이란 시간을 오직 한길 만 바라보고 살아왔다. 

옥천군 옥천읍 관성로4길 2-4 ‘미정헤어’ 김미정(여, 51) 대표. 그녀는 매일 아침 8시면 문을 연다. 다른 곳보다 조금 일찍 여는 편이다.

그녀는 30년 간 시어머니를 모시며 미용실을 운영해 왔다. 하루 12시간 이상 미용사로 손님의 머리를 디자인하는 그녀와 뒷정리를 도맡아 도와주시는 시어머님이 서로를 이해하며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지만 딸보다 서로를 더 잘 아는 가까운 사이로 그동안 함께 식구로 살아왔다.
김 대표는 “‘미정헤어’는 내가 살아있는 이유,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해주는 곳이다”며 웃어 보였다. 

‘반찬값만 나오면 된다’

남편과 함께 운영했던 귀금속 가게가 1997년 IMF 타격으로 1년 만에 어려움에 봉착했다. 살기 위한 활로로 미용사 자격 취득과 곧바로 ‘미정헤어’를 개업한 탁월한 실행이 있었다. 그리고 시어머니, 시누이와 함께 생활하는 억척같은 절약 생활도 덤이었다.

김 대표는 “애들 키우면서 할 수 있는 게 미용실이라 남편 주차장에다가 문만 달고 시작했다. 미용실 차리는데 간판 30만 원에 의자 등 비품까지 50만 원 밖에 안 들었다. 반찬값만 벌면 된다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첫 달에 자그마치 97만 원이나 벌었다. 너무 좋았다. 그리고 장사가 계속 잘 돼 손님은 점점 늘고 수입은 내려가 본 적이 없다. 계속 일하다 보니까 쉬지를 못했다”고 회상했다.

가격은 저렴하게
운영은 예약제로 

1990년대 예약제에 익숙치 않았던 한국의 문화, 예약제는 보통 비싸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팽배했던 시대였다. 그것도 논과 밭이 대부분인 시골에서 예약제 시스템은 단골과 뜨내기손님을 동시에 잡는 현명한 결정이었다. 예약문화는 코로나 시대에 진풍경처럼 펼쳐지더니 일반화가 되었다. 저렴한 가격과 예약제는 ‘미정헤어’가 23년을 이어온 원동력이다.

김 대표는 “가게 운영 3년 만에 단골손님이 너무 많아져 선택한 예약제가 지금 생각해보면 신의 한 수로 너무 신기하다. 손님이라는게 꾸준히 이어지는 게 아니라 없을 땐 없고 한꺼번에 몰릴 땐 막 몰려든다. 그럴 때 손님께 ‘2~ 3시간씩 기다리셔야 되는데요’ 하면 기다렸다 머리 깍고 가는 손님은 없었다. 하루에 100명이 찾아와도 내 손님이 아니었다. 그래서 단골손님이라도 놓치지 말자는 생각에 예약제를 하게 됐다. 아니면 내가 스트레스로 병에 걸릴 것 만 같았다”.

시간 안 돼 못하겠단 말이 가장 힘들어

그녀는 예약제 운영으로 파마나 커트의 작업시간을 알게 되면서 예약 시간 배정에도 도움이 됐다. 

김 대표는 “손님 머리하는 시간이 빨리 끝나는 건 문제가 아닌데 늦게 끝나는 게 그게 문제였다. 손님이 ‘머리하고 싶은데 시간이 안 돼 못하겠네요’라는 그 말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더 빨리빨리 신경 써서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사람 늦으면 이후로 다 늦어졌다.” 

미용실은 생기와 에너지의 원천

그녀의 활달한 성격은 미용사란 직업에 안성맞춤이다. 일하면서 손님과 대화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며 생기있는 에너지를 손님들에게 나눠준다. 또한, 머리카락 손질법과 파마 상태에 따른 건조 방법 등 특히 예민한 여자 손님들에게 노하우도 알려준다.

김 대표는 “하루 평균 25명 이상 손님 머리를 만지는데 손님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일하는 게 너무 좋고 에너지가 샘솟는다”고 했다.

엄마는 든든한 보험

그녀는 23년을 일하면서 18년은 하루도 쉬지 않았고 5년은 한 달에 한 번, 지난해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쉰다. 한땐 4년간 밭일까지 하면서 일찍 일어난 습관이 지금도 새벽 3~4시면 잠에서 깨어 하루를 시작할 정도로 건강하다.

김 대표는 “엄마가 일을 하니 자식들이 힘들 때 물질적으로도 도울 수 있다. 여러 가지 도움이 되는 엄마, 든든한 보험이 되는 엄마로 앞으로 오래도록 일하고 싶다”고 했다.

옥천군 옥천읍 관성로4길 2-4에 있는 ‘미정헤어’
옥천군 옥천읍 관성로4길 2-4에 있는 ‘미정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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