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 “주민 뜻 받들고 마을 발전 위하는게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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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우리 이장님] “주민 뜻 받들고 마을 발전 위하는게 이장”
  • 김병학 기자
  • 승인 2022.05.04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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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면 현리2리 조군호 이장
조군호 현리2리 이장은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개발위원은 물론 주민들과 상의를 한 후 실행에 옮긴다”며 “이장이라는 자리는 주민의 뜻을 받들고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할 때 비로소 가치를 가진다”고 했다.
조군호 현리2리 이장은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개발위원은 물론 주민들과 상의를 한 후 실행에 옮긴다”며 “이장이라는 자리는 주민의 뜻을 받들고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할 때 비로소 가치를 가진다”고 했다.

50가구 110여 명의 주민이 살아가는 옥천군 안내면 현리2리(이장 조군호, 68).

현리2리는 이렇다 할 공장이나 생산시설이 없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지으며 산다. 조 이장 역시 1,500평의 밭에 배농사를 짓고 있다.

“할 것 없으면 시골 들어가서 농사나 짓지하는 사람들을 보면 딱하기 이를데없다. 농사라는게 말처럼 결코 쉬운게 아니다. 최소 3년은 자신이 하고픈 작목에 매달려 배워야 한다. 그래야 훗날 실패할 확률도 적고 계획성 있는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강조하는 조군호 이장. 귀농·귀촌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올해로 만10년째 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조 이장, 10년 전 처음 이장직 제의가 들어올때 극구 사양했다. 하고 있는 일도 있을 뿐더러 주민들 뒤처리까지 해줄 능력이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

“딱 1년만 맡겠다” 수락
내년에는 다른 사람에게 양보

하지만 거듭되는 주민들의 요구에 조 이장은 “그럼, 딱 1년만 맡겠다”고 했다. 그런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그만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말았다. 아니 조 이장의 능력을 알아 본 주민들이 임기 1년이던 이장 임기를 3년으로 바꿔 버렸다. 그래야 조 이장이 이장을 그만둔다는 말을 안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에는 꼭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넘겨줄 생각이다. 한 사람이 오래하기보다는 돌아가면서 맡아야 진정한 마을발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 이장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성격이다. 할 말이 있으면 꼭 해야 한다. 특히 마을 내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아무리 친한 사이라해도 당사자들의 의견을 다 들은 후 냉정하게 판단을 내린다. 당장은 어느 한쪽이 서운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조금의 시간만 흐르면 서운하게 생각했던 사람이 오히려 고맙다고 말을 전해 온다. 자칫 주민 간 껄끄럽게 될 상황도 조 이장이 중재를 함으로써 다시 평온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바로 그러한 일을 하는게 이장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자주 바뀌는 공무원들의 자리 이동은 결국 주민들만 힘들게 한다. 최소 3~4년은 자리를 지켜줘야 일이 진행되는데 1~2년을 전후해 다른 사람이 오면 다시 처음부터 미주알고주알 설명을 해야 하고 인간관계 역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힘이 든다”고 했다. 인사권자 입장에서는 부정이나 부패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순환근무를 시킨다고 하지만 그게 농민들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불러 온다고 지적했다.

주민이 원하는게 뭔지 말아야
의미없는 예산사용 지양해야

“마을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는 쓰레기 처리문제다. 옥천읍과 달리 면 지역에는 쓰레기가 제때 수거되지 않고 있다. 마을 곳곳에 날리는 쓰레기를 볼때마다 마음이 착잡하다. 금강수계기금을 멀쩡한 도로를 포장하고 뜯어내는데 사용할게 아니라 차라리 주민들에게 쓰레기봉투를 사주면 이러한 문제도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 군은 주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 좀 더 진지하게 고민을 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한 조 이장은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보다는 약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데 삶의 긍지를 느낀다. 그래서 안내면지역사회보장협의회 회장을 맡아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위원들과 함께 갖가지 생필물을 구입, 전달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바쁜 삶을 살아가는 위원들에게 매번 부탁하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미안한 마음 뿐이다.

현리2리에는 총 10명의 개발위원들이 있다. 마을 내에 문제가 발생하면 반드시 이들 개발위원들과 상의를 한다. 가능한 100% 찬성을 얻은 후에 행동으로 옮기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말썽이 생기지 않는다는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마을을 대표하는 이장이라고는 하지만 이장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행동을 옮길 때 주민 간 불화도 예방할 수 있고 참여도 역시 높아진다고 본다” 

조 이장은 현리2리 이장 외에도 옥천군4H부회장을 비롯해 대청농협 이사, 안내면이장협의회 부회장을 맡아 지역발전을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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