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틈이 되고 싶다
바람 드나드는 길 막으면 막을수록 넓어져
햇빛 새어드는
그런 허술함이고 싶다
강둑으로 올라온 물고기의 불안처럼
나, 펄떡거릴지라도
그대로 달려가는 직진이고 싶다
감정 하나만 우뚝 세워
무너져 내리는 강둑이고 싶다
범람하는 강물에 다 쓸려가도록
무엇에도 연연하지 않는
그런 미친 물살이고 싶다
오래된 틈들이 자라고 자라
손을 뻗고
마음을 뻗고
내 모든 걸 들이밀어
구석구석 스며드는 달빛 품은 한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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