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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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26)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2.05.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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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도리풀꽃

경기도 포천지방에 아주 예쁜 소녀가 있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이 꽃과 같다 하여 꽃 아가씨라 불렀다. 그녀는 산나물을 캐고 꽃나무를 심으며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궁녀로 뽑혀 궁에서 생활하던 중 다시 중국으로 팔려나갔다. 머나먼 중국 땅에서 천대받고 고달프게 살았으며 마치 들판에 핀 풀과 같은 인생을 보내다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죽고 말았다. 그러는 동안 그녀를 기다리던 어머니도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모녀가 죽은 집 뒷마당에 풀들이 자라기 시작했는데 그 풀의 꽃은 마치 처녀가 시집갈 때 머리에 쓰는 족도리같은 모양이었다. 이 이야기가 널리 퍼져 많은 사람들이 구경 왔고 사람들은 그 풀꽃이 꽃 아가씨의 한이 맺힌 꽃이라며 ‘족도리풀’이라 이름하였다. 족도리는 부녀자들이 전통예복을 입을 때 머리에 쓰는 관으로 족두리의 제주도방언이다.

족도리풀은 여러해살이식물로 뿌리줄기는 옆으로 비스듬히 뻗으며 잎은 두 장씩 나와 마주나는 것처럼 보인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잎자루는 길고 자줏빛이 돈다. 꽃은 잎 사이에서 나온 짧은 꽃대에 하나씩 피는데 지면에 거의 붙어 있고 붉은빛이 도는 자주색을 띠며 통 모양 꽃받침의 윗부분이 세 갈래로 갈라져 뒤로 약간 말려 있다. 열매는 장과이며 씨가 20개 정도 들어 있다. 세신이라고 불리는 뿌리줄기는 두통, 소화불량 등 약재로 사용하고 박하사탕의 맛을 내는 원료로 쓰기도 한다. ‘모녀의 정’이 꽃말이다.

캄파눌라

캄파눌라는 종 모양의 꽃을 가지고 있다 해서 지어진 이름인데 전해지는 유래가 있다. ‘캄파눌라’라는 예쁜 소녀는 신전과수원에 황금사과 지기였다. 어느 날 과수원에 도적이 들어 사과를 가져가고 못된 짓을 하자 그녀는 즉시 100개의 눈이 달린 용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은종을 울리려 했다. 하지만 이를 눈치 챈 도적이 은종을 빼앗고 그녀를 죽이고 도망쳤다. 꽃의 신 플로라는 이를 슬퍼하고 그녀를 종과 같이 예쁜 꽃으로 변신하게 만들었는데 캄타눌라 그 꽃이다. ‘아양 떠는 모습’이 꽃말이다.

홍괴불나무꽃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로 키 높이가 3m까지 자란다. 줄기는 밑동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올라와 수형을 이루고 가지의 골속은 차 있으며 1년생 가지는 2~4모가 진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달걀모양이고 넓은 예저이며 길이 3~8cm 폭 2.0~3.5cm로 뒷면 주맥을 중심으로 백색 털이 밀생한다. 꽃은 5~6월에 피고 짙은 자홍색이며 새 가지에 달리고 꽃대는 길이 1~2cm로 잎 뒷면을 따라 붙는다. 포는 길이 1~3㎜, 꽃부리는 길이 5~10㎜이고 판통은 열편보다 짧으며 밑 부분은 부풀어 있고 암술대에 털이 있어 매우 아름답다. ‘인내’가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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