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전운동(공복운동)의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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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전운동(공복운동)의 득과 실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05.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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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복운동이 효과적인 체중감량 또는 체지방감소 방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 전에 하는 운동이 체지방감량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반면에 공복운동의 효과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거나 부작용에 대해 경고하는 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공복운동은 체지방감소에 어떻게 효과가 있을까? 우선 아침 식전에는 혈당이 낮은 상태가 된다. 혈당이 낮으면 인슐린 분비도 억제되는데, 운동까지 하면 인슐린의 분비는 더욱 억제된다. 이렇게 인슐린의 분비가 억제되면 지방조직에서 지방이 분해되는 속도가 높아진다. 왜냐면 인슐린은 지방조직에서 지질분해를 억제하는 작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면 인슐린분비는 억제되지만, 아드레날린, 코티졸, 글루카곤, 성장호르몬과 같은 호르몬들은 활발히 분비된다. 이 호르몬들은 지방조직에서 지질분해를 더욱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인체는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더욱 높은 비율로 사용한다. 

지방조직에 저장된 중성지방이 지질분해에 의해서 혈액 중으로 나온 지방산은 근육으로 보내져 운동을 위한 연료로 사용된다. 이때 함께 혈액으로 나온 글리세롤은 간에서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혈당을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

결론적으로 공복상태에서 운동을 수행하면 지질분해가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고, 이렇게 되면 인체는 운동을 위한 연료로서 지방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공복운동을 하면 더 효과적으로 체지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복운동은 인슐린저항성을 낮추는데 더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인슐린저항성은 바로 비만의 주된 원인이자 결과이다. 즉 비만은 인슐린저항성을 높이는 원인이며, 역으로 인슐린저항성은 더욱 비만한 상태를 초래한다. 인슐린저항성이 있다면 혈액 중 인슐린수준이 생리적인 필요 이상으로 높아지게 되며 높아진 인슐린은 혈당을 지방으로 전환시켜 저장되도록 한다. 

그런데 공복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근육세포 내에서 혈당을 받아들이는 당수송단백체(GLUT4)의 활성도가 높아지면서 혈당을 근육세포 내로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식후 및 공복상태에서의 혈당조절에 도움을 주며 결과적으로 인슐린저항성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공복상태에서 운동은 근세포의 주요 효소(AMPK/PCG1α) 경로를 통해서 미토콘드리아 생합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유산소적인 에너지생산능력과 전반적인 건강에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과연 체중감량의 측면에서 식후에 운동하는 것에 비하여 공복운동이 더욱 효과가 있는 것일까? 생리기전적으로는 그 효과가 있다고 여겨지지만 실제로 이를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실 식후에 운동하는 것과 공복운동을 비교하면 일회적인 운동에 따른 총에너지소비량 자체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공복운동에 따른 효과는 일회적인 에너지소비량이나 지방연소비율의 증가에 있다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대사기능의 개선에 있다고 보여진다.  

사람에 따라서는 혈당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운동 중 더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즉 체내 탄수화물의 감소, 즉 혈당의 저하나 근육 글리코겐 저장량의 감소에 대해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피로감 때문에 운동량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해서 오히려 체중감량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또 혈당이 낮은 공복상태에서 중간 강도 이상으로 한 시간 가까이 운동한다면 근단백질의 분해가 본격적으로 일어난다. 근육을 형성하는 단백질이 분해되어 나오는 아미노산은 간으로 보내지며 간에서는 아미노산을 포도당으로 전환시켜 혈당을 다시 높이려 한다. 그러므로 근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공복상태에서 장시간 운동하는 것은 피하여야 한다.

또 주의해야 할 점은 제1형 당뇨병환자는 아침 식전운동을 피해야 한다. 왜냐면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급격하게 케토산증이 초래되어 심한 피로감이나 두통, 복통이나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심하면 혼수상태가 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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