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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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남았다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2.05.2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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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확히 엿새 후면 ‘제8회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는 6월 1일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3월 대선에 가려 지나치게 짧은 기간동안 진행됐다는게 흠 아닌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 도·시(군)의원 등 비교적 유권자들과 접촉이 잦은 인물들을 뽑게 돼 있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통령선거와는 상당 부분 다른 특성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후보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을까, 이번 선거를 위해 어느 정도나 후보들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이번 지선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후보자를 평가하는 바로미터는 안될지라도 최소한의 기준은 될 것이다. 

바로 후보자 개개인의 자질문제다. 국립국어원이 발행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타고난 성품이나 소질’을 ‘자질(資質)’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네이버 사전에서는 ‘어떤 분야의 일에 대한 능력이나 실력의 정도’를 ‘자질’이라고도 정의하고 있다.

환언하면, 지역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도자로써 갖추어야 할 성품이나 능력, 실력의 정도가 일반 유권자들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얘기로 풀이할 수 있다. 그래야 지도자로 선택된 사람을 존경하고 그의 말을 신뢰하며 우리의 미래도 꿈꿔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일부 후보들을 보면서 실망감을 넘어 분개심마저 일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선출직 인물로 나서겠다고 하는건가, 어떻게 이런 사람이 지역을 발전시키고 지역민의 권익을 대변하겠다는건가 하는 수많은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작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대학을 다 나왔다. 아니 최소한 고등학교는 졸업을 했다. 그런데 일부 후보의 경우 초등학교가 학력의 전부란다. 물론 학력이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갖추는 전부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준은 된다. 일반 유권자들도 다들 대학을 나왔는데 명색이 지역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일반 유권자보다 훨씬 못하는 학력을 소유했다면 이는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느 누가 그런 사람을 지지할 것이며 어느 누가 그런 사람에게서 미래를 그리려 하겠는가. 이는 유권자들을 무시해도 어지간히 무시한게 아니다. 그저 지역에서 태어나 이러저러한 봉사활동 몇 번한 것을 밑천삼아 지역의 대표가 되어 보겠다는 심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게 아니라면 뭐하러 많은 돈 들여 긴 세월동안 공부를 하겠는가.

그런가하면 국민의 의무 가운데 하나인 세금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남들은 열심히 일해 꼬박꼬박 세금을 냈는데 반해 지역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세금을 체납했다면 이 또한  또 다른 시빗거리가 아닐 수 없다. 도덕성이 아닌 정의실현의 문제다. 

비록 지난 5년이라는 기간의 설정이 있다하지만 선출직에 도전하려 했다면 최소한 미리서 그러한 잡음들은 깨끗이 정리를 했어야 했다. 수신(修身)도 못한 사람이 어떻게 치국(治國)을 하겠다는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금체납’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선출직에 나선다는건 결국 세금을 내지 않아도 얼마든지 지역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되고 만다. 참으로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 ‘전과(前過)’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이 살다보면 얼마든지 의도치 않는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 그게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잘못도 한 두번이지 상습적으로 잘못을 저지른다면 이는 실수가 아닌 계획적이라는 말을 피할 수가 없다. 이번 선거 역시 이러한 전과자들이 판을 치고 있다. 

혹자는 이의를 제기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깨끗한 사람이 세상천지 어디 있겠느냐고. 미안한 말이지만 깨끗한 사람 넘치고 넘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신의 삶에 오염물질을 묻히지 않으려고 아예 정치판에 뛰어 들지를 않는다. 그게 바로 아무런 준비나 생각없이 정치판에 뛰어드는 사람과 다른 모습이다. 

싫든 좋든 6월 1일 투표는 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후보가 준법정신을 지니고 있으며 어느 후보가 유권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사람인지, 또 어느 후보가 자신이 내뱉은 말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약속을 잘 지킬 것인지 꼼꼼이 들여다보고 결정해야 한다. 원컨대, 결코 혈연이나 학연, 지연 등에 얽매여 표를 던져서는 안된다. 지역색이나 정당이 아닌 사람을 보고 표를 던져야 한다. 그래야 지역이 살고 나라가 산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정에 못이겨, 동네 선배라서, 학교 후배라서, 문중 사람이라서 하는 등의 말도 안되는 이유로 표를 줬다간 또 다시 고통 속에서 아픔을 견뎌야만 하는 우를 범하게 되어 있다. 지금까지 그러했기 때문에 우리 지역이, 우리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변하자. 그리고 제대로 판단하자.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4년 동안은 아무리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고 지금 분명하고도 냉철한 결정을 하자. 엿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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