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망은 옥천의 서예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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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망은 옥천의 서예 활성화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6.09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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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서예한자’ 고산 이정우 원장
지난해 5월 옥천에 와서 옥천 거주 수강생을 한자검정시험 1급에 합격시킨 이정우 원장이 글을 쓰고 있다.
지난해 5월 옥천에 와서 옥천 거주 수강생을 한자검정시험 1급에 합격시킨 이정우 원장이 글을 쓰고 있다.

배워 본 이후에 자신의 부족함을 알 수 있고 가르친 후에야 비로소 어려움을 알게 된다. 가르치고 배우면서 더불어 성장하고자 고향에 내려와 한문서예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전통공예에 대한 남다른 재주가 있었지만 피를 속일 수 없었는지 구학문에 대한 배움의 열의는 그를 한학으로 인도하며 25년의 세월을 살아오게 했다.

청성면 장수리가 고향. 옥천군 옥천읍 금장로 49-1에서 ‘관성서예한자’를 운영하는 고산 이정우(65) 원장. 어린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외갓집으로 떠난 지 50여 년이 지나 서예가로 고향의 전통문화 활성화를 위해 돌아왔다.

그는 “아버지, 여기서 편하게 사시지 왜 혼자 가세요”라는 아들의 말에 “내가 먼저 가서 자리 잡고 너도 내 나이 되기 전에 내려와라. 너의 고향은 그래도 선산이 있는 곳이다.”며 훌쩍 옥천으로 내려와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무형문화제 10호 나전칠기 이수자’ 

막내 이모의 열성적인 도움에 프로레슬링 김일 선수가 운영했던 자동차 정비공장과 장롱공장에서 일해봤지만 결국 전통공예를 배웠다. 

스승은 막내 이모 시아버지로 ‘나전칠기 무형문화재 10호’. 친정 조카라 기술 하나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고 여긴 이모에 의해 입문할 수 있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공예 활성화 정책에 전통공예가 붐이 일었던 시기였다.

이 원장은 “스승님이 잘 가르쳐 주셨고 공예에 감각도 있어 5년 과정의 전통공예전문대를 졸업하면서 제일 어린 나이인 32살에 전수자가 될 수 있었다. 공예작품은 문화재로 지정받으니 대통령 해외 순방 시 국가 간에 선물용으로 만드는데 작품을 봤을 때는 화려하고 좋지만 제작과정은 험하고 힘들다”고 했다.

그는 문화재관리부 소속으로 ‘무형문화재 10호 이수자’로 안정된 길을 뒤로하고 배움에 대한 허전함에 서예가라는 새로운 길을 택했다. 구당 여원구 서예 선생을 만난 인연으로 사사 받은 뒤 25년이라는 한학의 길을 걸어왔다. 

“서울에서 IMF 전에 서예한자학원을 운영했는데 학원이 의외로 잘 되었다. 한자 붐이 일어난 때로 ‘한자검정시험 공인 1급’을 따면 경희대 한방학과라든지 성균관대 등에서 운동선수처럼 특차로 받아줬다. 그 당시 전문교육으로 한자를 사교육으로 보급시키려고 몇몇 학자들이 한문 교육을 하도록 유도했다. 그러다 보니 수강생이 참 많았다. 노무현 대통령 때 사교육이 너무 난무한다 해서 학교에서 방과 후 교육으로, 이명박 대통령 때 영어 몰입 교육으로 시들해졌다. 그런 과정에서도 학생들을 많이 배출했다.” 

함께 공부하고 즐기자

그의 배움서인 고 비문 탁본 ‘법첩’을 기본으로 가르치기보다 함께 공부하며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원리를 실천한다. 

이 원장은 “옛날 방식으로 가르쳐서는 안 된다. 그전에는 본인이 될 때까지 연습하라고 했다. 지금은 본인이 한 일(一)자를 썼을 때 이렇게 하면 더 낫지 않느냐, 내가 한 번 일러줬을 때 잘 안되면 이런 방법도 있지 않느냐며 첨삭지도를 한다. 기초가 어느 정도 되면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그 사람이 선호하는 글씨가 있다면 개성을 살려서 집중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예전에 10년 공부면 지금은 3년 하면 거의 된다.”고 했다.

초등학생에서 노인까지 열린 장소

서예는 어린이부터 나이 든 사람까지 적은 비용으로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이자 예술로 심신을 단련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여기는 담장이 없어서 열린 게 아닌, 나이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행동에서 본받을 점이 있고 아이들은 고위직에 계셨던 어른들이 조용히 공부하는 모습을 답습하고 본받는 그런 차원의 열린 교육의 장점이 서예다”고 했다. 

서예 활성화 돕고 싶어

그는 아직 일할 수 있고 도움이 될 수 있을 때라 여기고 고향의 서예 활성화에 도움이 될 방법이 없는지 생각한다. 

“타 지역인 청양이나 부여 등은 전통문화 서예가 많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유달리 옥천만 서예 인구가 적다. 이웃인 영동만 해도 충남북도 서예 초대작가 단체 ‘일월서단전’에 보통은 1개 군에 5~6명은 가입돼 있는데 옥천군에서 유일하게 저만 가입돼 있다.”

또한 “어린 학생들이 정서가 아주 메말라 있어 서예 인구를 늘리고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고 싶다. 지용제가 있고 올해 캘리그라피 공모전을 했더라. 제 생각으로 캘리그라피만할 게 아니라 서예 등도 총망라해서 했으면 한다. 옥천미술협회와 함께 활동하고 교류하면서 무엇이 더 필요한가를 같이 연구하고 우리 전통문화 활성화와 붐을 일으키는데 목적이 있다. 한국미술협회 이사로 있었고 중앙과 지방을 연계해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옥천도 전통문화 활성화에 좋지 않겠나 한다.”고 했다. 문의 043-731-0907

이정우 원장이 쓴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뜻이 담긴 ‘유지경성’ 글씨.
이정우 원장이 쓴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뜻이 담긴 ‘유지경성’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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