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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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를 지켜라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2.06.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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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실시한 ‘제8회전국동시지방선거’는 역대 여느 선거보다 뜨겁고 관심이 많았다. 선거 기간 내내 후보자는 물론 후보자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원들 역시 후보자 못지 않게 목에 핏줄이 서도록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뛰고 또 뛰었다. 후보자 A씨는 이번 선거 투표율(64.55%)이 4년 전(68.0%)보다도 더 낮았는데 힘은 더 들었다고 술회했다. 

이러한 일련의 모습에서 이제 옥천군민들의 수준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건 아닐까. 언필칭 유권자들의 사고가 후보자들의 사고보다 한 발 앞서 가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겠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당분간은 ‘화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동안 흐트러지고 이합집산된 민심을 하나로 모아 새로운 옥천을 건설하는데 5만 군민 모두가 뜻을 합쳐야 하는 것이다.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후보자 모두 당선을 시켜주고 싶은데 어디 그게 그런가. 정해진 숫자 이외에 누군가는 반드시 낙선이 되게 되어 있다. 그게 민주주의요 선거임에야. 

더불어 “당선돼 보겠다고 저렇게 열심히 뛰었는데 참으로 안됐다. 낙선됐다고 설마 아니 다른 생각을 갖는건 아니겠지”하며 오히려 낙선자의 입장에서 걱정을 해준다. 그게 우리 옥천군민의 정서다.

이제 보름 후면 새로이 선출된 일군의 인물들이 옥천군으로, 충북도의회로, 옥천군의회로 속속들이 발길을 옮긴다. 그리고 그토록 하고 싶어하던 군정과 의정활동을 하게 된다. 다시말해 지난 세월 묵었던 케케묵은 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일들을 추진하는 이른바 ‘새 술이 새 부대’에 담긴 것이다.

그런데 임기가 채 시작도 하기전에 걱정부터 든다. 분명 ‘새 술’이 ‘새 부대’에 담긴건 맞는데 웬지 못 미더운 부분이 더 강하다. 아마도 지난 세월 선출직들이 취해 온 행태들에 대해 도넘는 실망감만을 받아온 유권자들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반응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게 그거’일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새 부대’는 유권자이고 ‘새 술’은 선출직 인물들이다. 아무리 ‘새 술’이라 해도 ‘새 부대’를 벗어날 순 없다. 만에 하나 ‘새 부대’가 싫다고 ‘새 부대’를 벗어난다면 그때부터 당사자의 존재가치는 사라지고 만다. 환언하면, ‘새 부대’에 담긴 ‘새 술’들은 정신 바짝 차리고 나아가야 한다. ‘새 부대’는 ‘새 부대’에 들어있는 ‘새 술’들을 얼마든지 흔들고 요동치게 할 수 있다. 그게 유권자의 보이지 않는 저력이다. 더욱이 도토리 키재기를 하지 마라. 도토리는 아무리 커도 밤을 따라갈 수 없다. 그저 도토리일 뿐이다. 아무리 출중한 능력을 가졌다 할지라도 서로가 잘났다고 자신들끼리 치고 박고 하는 볼썽 사나운 행태를 연출한다면 ‘새 부대’인 옥천군민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새 부대’를 아예 찢어 없애버릴지도 모른다. 서로가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후보 시절 “뼈를 깎는 심정으로 군민들을 섬기겠다”고 한 약속을 늘 마음 깊은 곳에 새기고 다녀야 한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잊어버린다면 그 또한 결국은 훗날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결과 밖에는 그 이상 이하의 열매도 맺을게 없다. 

이제 옥천은 새로운 미래를 향한 출발선 상에 섰다. 지나간 과거는 묻어 두고 오로지 희망찬 미래를 향해 달려야 한다. 지금 옥천은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다.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산 넘어 산이다. 동시에 이러한 숙제들을 선출직들이 풀어야 한다. 바로 그러한 숙제를 풀어라고 국민의 세금으로 세비를 주는 것이다. 노파심에 하는 말인데 자신이 속한 당과 다르다고 해서 상대 당의 말을 무시한다거나, 평소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 안된다. 서로가 최대공약수를 찾아 내는데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쳐야 한다. 그것만이 군민들(유권자)들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다. 그게 자신들을 선출직으로 세워 준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유권자들은 예의없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4년 그거 잠깐이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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