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의 여성] “당을 떠나 합의 하에 좋은 방향으로 가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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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여성] “당을 떠나 합의 하에 좋은 방향으로 가야할 것”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6.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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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의회 박정옥 의원
“여성들이 용기를 내어 나아 갈 수 있는 길을 터주고 싶다”는 박정옥 의원.
“여성들이 용기를 내어 나아 갈 수 있는 길을 터주고 싶다”는 박정옥 의원.

고등학교를 졸업해 운좋게 직장에 들어가도 고작 1~2년 정도 근무하다 그냥 결혼하던 그 시절, 어쩌면 큰 꿈없이 슬픈 시대를 감내해야만 했던 어두운 시대적 환경에 맞서 무려 42년이라는 세월을 옥천군 공무원으로 당당히 정년을 마친 그녀. 이젠 공무원을 넘어 여성 군의원으로 옥천의 발전을 위해 ‘내가 아플망정 남은 아프게 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옥천군의회 박정옥(63, 인물) 의원.

박 의원의 고향은 옥천군 동이면. 삼양초를 시작으로 옥천여중, 옥천여고를 졸업하고 평생을 고향과 함께 살아온 옥천군 지킴이 박 의원은 배움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지 못해 결국 한국방송통신대학교까지 졸업했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고야 만다는 ‘의지의 여성’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공직 근무 중 어떤 일을 했나

단순 민원업무에서 국제교류업무, 복지업무 등 두루두루 많이 했다. 내가 국제교류업무를 맡던 1997년 7월 옥천과 일본이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당시만 해도 일반 군 단위에서 외국을 나가기가 사실상 힘들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해당 업무를 담당했기에 시야도 넓힐 겸 일본을 다녀왔다. 그때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 또, 나는 동료들에 비해 늦게 승진을 한 편이다. 그나마 동이면장으로 내 고향에서 공직생활을 마무리를 할 수 있었던 건 늦게 승진하면서 운이 따랐던 것 같다.(웃음) 

특히, 마을 가꾸기 사업이라든지 행복마을 사업,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등 여러 사업을 연계해 나가는 과정에서 좋은 평을 많이 받았다. 아마도 시기적으로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일게다. 

군의원의 의미는

의원은 여성‧남성에 구애받지 않고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직에 있는 공무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앞뒤 맞지 않는 불합리한 조례를 개정해 주고 싶다. 또, 일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있어야 할 조례라면 기꺼이 만들어 줄 생각이다. 그러한 것들이 결국은 주민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내가 여성인데 이 어려운 길을 가는 것도 후배 공무원들이 따라올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 공무원들이 용기를 내어 갈 수 있는 길을 터주고 싶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

여성이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공직생활에서도 여성이 많지 않던 시절에 시작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그런 환경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면서 생활했다. 하지만 40여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번 선거 역시 처음에는 비례대표 제의를 받았다. 비례대표는 여성들이 정치에 미숙하기 때문에 주는 특혜나 마찬가지다. 비례대표와 지역구 출마로 많은 고심을 하다가 결국 지역구로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지인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당선이 보장되는 비례대표로 나가라며 참 많이도 말렸다. 그러나 내 나름대로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 지역구로 나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전했다.

동이면은 내가 면장을 2년 지낸 고향이고 이원면은 초임 발령받아서 10년을 근무했던 지역이다. 군서와 군북은 근무는 안했지만 업무를 맡으면서 그 지역의 농업단체장들이나 일반 모임의 단체장들 몇 분을 알고 있었다. 의원 출신들도 나름대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선거운동에 뛰어들어보니까 문화적‧사회적 구조 특히 여자와 남자라는 차이에 따른 문화 극복에 어려움이 있었다. 여자가 아침 일찍 오면 재수 없다는 말이 있다. 혹시나 내가 찾아갔는데 그 집에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내가 다녀갔기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일찍 가는 것을 삼가고 조심했다. 시골에서 여자가 정치한다는 게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그런 벽을, 그래서 비례대표라는 걸 만들어 놨구나 하는 걸 절실하게 느꼈다.

옥천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꼭 해야만 되는 일이라면 당을 떠나서 서로 합의해서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게 옥천군민을 위하고 옥천군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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