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
상태바
흉터
  • 류용곤 시인
  • 승인 2022.06.23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섬을 탈출하면 또다시 육지가 필요했다. 

깊고 깊이 들어간 바다였다. 

파도가 쓸고 간 자리에 말끔하던 모래톱이
지우고 지우기를 반복하여 
기억은 또 다른 섬을 만들고
오로지 바람만이 알 수 있는 암호로 
바다를 채운다. 

멀리 선 동선은 
눈동자를 따라 파도를 일으켜
어둠이 내려앉은 자리에 머물고 

높게 선 등대의 수신호가 별을 흔들어
우수수한 사리 나무 별자리를 쓸어내듯
마음에 가득했던 근심의 무리 비워내던 그곳. 

우리가 가는 길이 언젠가는 멈추어 끊어지면
어느 지명의 언덕 자리 
그 길을 잇고 또다시 새살을 움 틔운다.

33회 전국한밭시조백일장 대상수상, 한국인터넷문학상수상, 
대전시조시인협회사무간사, 문학사랑협의회회원, 금강시조문학회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