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식품의 건강한 섭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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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식품의 건강한 섭취법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06.3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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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비만의 원흉으로 지목되어왔던 지방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는 정보들이 요즈음 많이 소개되고 있다. 급증하는 비만율 증가의 배경에는 지방이 아니라 탄수화물, 특히 식품의 산업화에 따른 탄수화물 가공식품들의 소비증가에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부분 전문가들도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비만을 일으키는 주범이 탄수화물인가, 지방인가’만을 따지다 보니 정작 중요한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 그것은 어떤 종류의 지방을 어떤 형태로 섭취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탄수화물의 예를 들자면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된 전분형태로 섭취하는 것과 설탕이나 과당과 같은 단순당류형태로 섭취하는 것은 크게 다르다. 그런데 탄수화물의 종류에 비하면 지방의 종류는 더욱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만의 원흉은 지방이 아니고 탄수화물이므로 탄수화물만 먹지 않는다면 삼겹살에 버터나 마가린 등을 양껏 넣어서 먹는 것이 다이어트에 좋다는 엉뚱한 정보가 퍼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지방의 종류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지방식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방은 크게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으로 나뉜다. 포화지방은 녹는 점이 높아서 실온에서 고체형태로 존재하며 동물성에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 소고기의 마블링이나 돼지비계를 생각해보자. 이들 고기의 지방층은 포화지방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고체로 존재한다. 예외적으로 야자유나 코코넛유는 식물성인데도 포화지방이 매우 많이 함유되어 있다. 

포화지방과는 다르게 불포화지방은 주로 식물성기름에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녹는 점이 낮기 때문에 실온에서 액체로 존재한다. 예외적으로 생선은 동물성이지만 불포화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그런데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 중 어느 편이 몸에 좋고 나쁜 것인지를 따지는 것은 우문(愚問)에 해당한다. 두 가지 모두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서 필요하므로 적정량을 균형있게 섭취하여야 한다. 만일 포화지방을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체내 콜레스테롤 수준이 높아지고 혈전생성과 동맥경화를 초래할 위험이 높아진다. 

반대로 불포화지방을 너무 많이 먹어도 문제가 된다. 불포화지방을 신선한 상태로 먹기보다는 튀김용으로 많이 섭취하게 되는데 이는 체내 염증과 비만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 특히 시판되는 대부분의 기름에는 오메가6 지방이 많은데 옥수수유, 홍화씨유, 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 유채꽃유 등을 들 수 있다.  

문제는 이 역시 식품산업화의 영향에 의해 오메가3 지방에 비해서 오메가6 지방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된다는 점이다. 심지어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주로 옥수수 사료를 먹여서 사육된 것이어서 오메가6 지방을 훨씬 많이 함유하고 있다. 우리 몸은 항상 호염증성 및 항염증성 반응이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건강을 유지한다. 그런데 오메가6 지방은 호염증성 작용을 갖고 있는 반면 오메가3 지방은 항염증성 작용을 갖는다. 이 균형상태가 깨져서 호염증성 반응이 더욱 활성화되면 비만이나 당뇨, 알츠하이머, 동맥경화,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여러 질병에 취약한 상태가 되고 만다. 

또 불포화지방을 보다 오래 보관하고 유통하기 위하여 수소를 첨가하여 고체형태로 만든 지방을 경화유(硬化油)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마가린이나 식물쇼트닝을 들 수 있다. 이렇게 불포화지방을 높은 열과 압력을 가해 가공하는 가운데 생성되는 것이 트랜스 지방이다. 트랜스 지방은 몸에 들어와 밖으로 배출되지 않으며 분해되어 대사되지도 않는다. 체온에서 응결되어 혈관을 손상시키거나 세포막 등을 손상시켜서 동맥경화나 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그렇다면 전체 섭취열량 중에서 지방은 어느 정도로 섭취하는 것이 좋을까? 대체로 30% 수준 이하로 섭취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을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신선한 상태로 섭취하는 것이다. 또한 튀김류나 경화유를 사용하여 조리된 음식의 섭취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오메가3 지방의 상대적인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좋은데 식품을 통해서는 등푸른 생선이나 호두, 밤과 같은 견과류, 그리고 소량이지만 녹색채소(냉이, 씀바귀, 고사리, 쑥, 미나리, 케일, 치커리)를 통해서도 섭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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