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걷기는 파워워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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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걷기는 파워워킹으로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07.07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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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려는 마음이 들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걷기운동일 것이다. 그만큼 걷기는 쉽게 할 수 있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 활동이다. 걷기는 장소나 시간의 제약을 많이 받지 않고 특별히 배우거나 준비하지 않고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운동으로 여겨진다. 

특히 심뇌혈관계 질병이나 대사질환으로부터 회복을 위해서 운동이 필요할 때 걷기는 최선의 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 근관절의 문제로 인해 뛰는 것이 어려울 경우에도 걷기는 좋은 선택이 된다. ‘내 두 다리가 바로 의사다’라는 말처럼 걷는 것은 인체의 여러 계통에 유익한 자극이 된다. 

그런데 걷기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유유자적하며 산책하듯이 걷거나 특별히 호흡에 집중하거나 명상을 하면서 걷는 방법도 있다. 이처럼 목적에 따라 걷는 방법은 다를 수 있다. 그런데 충분한 에너지소비와 심폐계에 충분한 자극을 주는 것이 목적이라면 ‘파워워킹’(Power Walking)을 권하고 싶다. 

‘파워워킹’은 일반적인 걷기나 달리기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선 일반적인 걷기는 칼로리소비가 높지 않고 심폐순환계에 충분한 자극을 주기에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파워워킹’은 일정 속도 이상으로 빠르게 걷는 것을 전제로 한다. ‘파워워킹’을 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걷기에서 동원되는 다리근육 외에도 골반 주변과 복부 근육까지 활성화되어야 한다. 또 팔의 움직임을 크게 하여 어깨 부위의 근육까지 모두 이용하여 운동한다. 그러므로 일상적인 걷기를 위해서 전체 근육의 50%만 동원되는 데 비하여 ‘파워워킹’은 전체 근육의 70% 이상이 동원된다. 이로 인해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혈관계에도 충분한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달리기는 사람에 따라서는 무릎 등의 관절 부위에 부담을 주어 부상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걷기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다. 흔히 걷기와 달리기를 비슷한 운동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걷기와 달리기는 운동역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형태의 운동이다. 즉 걷기는 신체를 이동시키는 중에 어느 한 순간이라도 신체의 일부(발)가 지면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반면에 달리기는 두 발이 모두 지면에서 떨어져서 몸이 공중에 머무르는 순간이 존재한다. 그래서 달리기에서 한 발이 지면을 딛을 때에는 체중의 약 서너 배 이상의 충격량이 딛는 발의 무릎관절에 전해진다. 이에 비해서 걸을 때에는 체중의 약 1.2-1.5배 정도의 하중만을 받게 된다. 

‘파워워킹’의 올바른 자세는 우선 복부에 다소 힘이 들어간 상태로 허리를 곧게 편 자세로 걷는 것이다. 이때 눈은 약 20~30m 앞을 바라보면서 턱을 자연스럽게 약간 당긴 상태가 된다. 팔은 팔꿈치를 90° 정도 굽혀서 L자형으로 만들고 앞뒤로 힘차게 흔든다. 이때 가볍게 쥔 손이 앞으로 흔들 때는 어깨 정도의 높이까지 흔들도록 한다. 손을 흔들 때는 뒤로 흔드는 데 집중하고 앞으로 나갈 때는 손이 어깨높이를 넘지는 않도록 한다. 발은 뒤꿈치부터 딛고 이어서 발의 외측을 따라서 새끼발가락 부근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지발가락쪽으로 발바닥 전체가 달걀이 구르는 듯한 느낌으로 걷도록 한다. 

‘파워워킹’의 속도는 보통 시간당 6km(분당 100m) 이상으로 권장된다. 연구에 따르면 그 이상의 속도에서 칼로리소비량은 속도와 비선형적인 관계로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체중감량 등의 효과를 더욱 크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즉 ‘파워워킹’은 일정 속도 이상의 걷기에서 에너지효율이 비효율적으로 되면서 칼로리소모량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이용하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초보자가 처음부터 이러한 속도로 지속해서 걷는 것은 어렵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이보다는 낮은 속도로 걷는 적응 단계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두 세 달에 걸쳐 점차 속도를 높여 나가고 궁극적으로는 시간당 6km의 속도로 30분 정도 운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더 나아가 체력수준이 허락된다면 시속 8, 9km의 속도에도 도전한다면 심폐계 및 하체근력에 더 큰 자극을 줄 수 있다. ‘파워워킹’을 할 때 초보자에게 가장 큰 장애물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수줍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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