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가 마르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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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가 마르는 오후
  • 도복희 전 옥천향수신문사 기자
  • 승인 2022.07.14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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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친구가 놓고 간 웃음을 종이배로 접는다

애벌레들에게 갉아 먹히는 잠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나비들
더듬이가 몸의 길이보다 세 배로 늘어난다

그녀가 한꺼번에 죽고 나서
옥상에서 빨래가 마르는 오후의 대부분이
고개를 꺽는다

옷가지를 널던 얼굴이 어디로 사라졌나
길어지던 손가락이 왜 흩어졌나

눈 맑은 아이가 접는 그녀도 종이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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