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사업, 결산서도 없고 관리도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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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사업, 결산서도 없고 관리도 허술
  • 김병학 기자
  • 승인 2022.07.28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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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년 간 총 22억5,693만 원 투입
벽화 지식 지닌 공무원 단 한명도 없어
일부 벽화는 장애물에 가려 있는지도 몰라
그림타일벽화는 ㎡당 62만 원 들어
동이면 금암리 66-12번지 지하도에 그려진 타일그림벽화. 과연 몇 명이나 이곳을 지나는지 모르는데 굳이 비싼 혈세를 들여 이런곳까지 그림벽화를 그려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동이면 금암리 66-12번지 지하도에 그려진 타일그림벽화. 과연 몇 명이나 이곳을 지나는지 모르는데 굳이 비싼 혈세를 들여 이런곳까지 그림벽화를 그려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옥천읍 시외버스공용정류소 옆 절개지에 그려진 타일그림벽화. 공사금액도 금액이지만 벽화 앞에 각종 차량들과 컨테이너 박스가 벽화를 가리고 있어 찾아보기조차 힘든 상태다. 관리 부실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옥천읍 시외버스공용정류소 옆 절개지에 그려진 타일그림벽화. 공사금액도 금액이지만 벽화 앞에 각종 차량들과 컨테이너 박스가 벽화를 가리고 있어 찾아보기조차 힘든 상태다. 관리 부실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옥천군이 마을 안길과 도심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벽화그리기사업’에 대한 비용 결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은 물론 관리마저 허술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군은 매년 관내 9개 읍·면을 대상으로 오래된 집과 건물, 담벽 등에 다양한 벽화를 그림으로써 도심미관 개선을 목표로 벽화그리기 사업을 실시해 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 벽화그리기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최종 결산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사업비가 정당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의혹에 쌓여 있다. 다시 말해 추진부서에서 해당 사업비를 읍·면에 내려 보내지만 정작 해당 사업비에 대한 최종 결산이 이뤄지지 않아 사업비 사용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추진부서에서는 사업비만 내려 보낼 뿐 해당 사업비가 제대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아무런 감시장치나 결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추진부서 따로 시행부서 따로
행정의 투명성마저 의심

옥천향수신문이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군은 2017년 14건에 264,899,000원, 2018년 17건 225,775,000원, 2019년 24건 457,847,000원, 2020년 25건 410,700,000원, 2021년 4건 49,740,000원 그리고 2022년 6월 말 현재 9건 847,974,000원 등 최근 6년 동안 총 22억5,693만5천 원의 혈세를 들여 관내 벽화그리기 사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막대한 혈세를 들여 실시한 벽화사업이 추진부서 따로 시행부서 따로 진행이 되다보니 사업에 대한 일관성 결여는 물론 이에 대한 사후보고서마저 없어 행정의 투명성까지 의심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옥천읍 신기3길 17번지에 9,975,000원의 사업비를 들여 실시한 벽화의 경우 추진부서는 도시교통과이지만 실제 벽화를 시행한 부서는 옥천읍이었다. 옥천읍은 S건설에 하청을 주었다. 그러나 이 벽화 역시 도시교통과에서 옥천읍사무소에 사업비만 내려 보내 주었을 뿐 사업이 끝난 이후 어떠한 보고서나 결산서도 받지 않았다. 읍사무소 담당자만 자세한 내용을 알고 있을 뿐 아무도 모르고 있음이 드러났다. 

옥천시외버스터미널 벽화
장애물에 가려 보이지도 않아

그런가하면 2018년 3월 6일부터 4월 14일까지 옥천읍 시외버스공용정류소 옆 절개지에 그린 타일벽화도 문제다. 이 벽화는 페인트로 그린 일반 벽화와 달리 타일을 조각 내 벽에 붙인 형태의 벽화로 124㎡에 4,872만5천원이 들어갔다. ㎡당 392,944원이 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이 벽화는 벽화 앞에 주차중인 각종 차량들과 고정 컨테이너 박스로 가려져 있어 벽화가 그려져 있는지조차 알아보기 힘들다. 벽화만 그렸을 뿐 사후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다.

도시교통과 관계자는 “우리 부서에서는 해당 읍·면사무소에 사업비만 내려주고 있다. 그러면 읍면사무소 담당자가 알아서 사업을 진행한다. 결산서나 보고서는 없다”고 했다. 다시말해 해당 사업비가 제대로 하청업체에 지급이 되었는지 아니면 다른 곳에 사용되었는지 담당자와 업자가 짜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편법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옥천군 동이면 금암리 66-12번지 굴다리 밑에 그려진 그림타일 벽화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벽화는 1,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농촌활력과가 추진부서이지만 실제 시행부서는 동이면이었다. 아무리 타일에 그림을 그려 넣어 난이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제작비가 상식을 초월한다는 얘기다. 이 벽화는 난이도 면에서 앞에서 말한 시외버스공용정류소보다 훨씬 약한 느낌이다. 이 벽화는 24.2㎡에 1,500만 원이 들어갔다.  ㎡당 619,835원이 들어간 셈이다. 동이면 담당자는 “우리가 직접 시행한게 아니고 농어촌공사에 위탁을 했다. 이후 진행 상황은 농어촌공사에서 알아서 한다. 다만, 벽화라는게 사업의 난이도에 따라 금액의 차이는 날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사업에 대한 결산보고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2020년 4월 27일부터 5월 11일까지 실시한 옥천읍 삼양로 5길 일대 마을안길 담장 채색 및 도색사업은 사업에 대한 결과가 비교적 투명했다. 이 사업에는 총 1,800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추진부서는 환경과였으며 시행부서는 옥천읍이었다. 환경과 관계자는 “해당 사업이 완료된 후 사업완료보고서를 받고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했다.

벽화전문 공무원 없어
업자 요구에 휘둘린다

이렇듯 각 부서별로 벽화사업을 발주하다 보니 일관성은 물론 체계마저 없어 통일된 벽화사업을 기대한다는건 이미 포기한 상태. 그저 나라장터나 물가정보 등을 근거로 발주를 하고 있다. 벽화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만 있어도 얼마든지 혈세를 줄일 수 있는데도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기 싫어하는 것이다. 

옥천읍에서 관련업을 하고 있는 A 씨는 “옥천군이 취하고 있는 벽화사업 발주는 업자들로 하여금 손도 안대고 코를 풀게 하고 있다. 현 사업비의 절반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데 공무원들의 노력 부족으로 혈세가 새고 있다”고 질타했다.

옥천읍 동이면 주민 이성주(48) 씨는 “옥천군 공무원 가운데 단 한명이라도 벽화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있으면 불필요한 혈세지출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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