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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2.09.0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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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철 옥천군수가 이달 1일부터 군수 직통 휴대전화를 이용한 ‘주민불편 신문고’ 운영에 들어갔다. 

다시 말해, 010-3469-8572(바로처리)로 전화를 걸면 과거처럼 비서실에서 알아서 대충 얼버무리는게 아니라 군수가 직접 답변을 준다고 하니 ‘오래 살다 보니 별일도 다 있구나’하는 생각마저 든다. 

황 군수의 이러한 정책실행의 정점에는 관계 공무원이 아닌 군수 자신이 직접 군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옥천 군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어디가 가려운지를 찾아 내 손수 챙기겠다는 발로로 해석된다. 

어쩌면 지난 시절 우리 옥천군은 군수와 군민 간에 보이지 않는 벽으로 인해 만나기도 힘들었을 뿐더러 힘없고 가진 것 없는 군민들의 입장에서는 속절없이 애만 태운 채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황 군수는 그러한 고통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게 하려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라면 즉각적인 답을 줘 군민들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주지 않겠다고 하니 참으로 희망이 보인다. 특히, 이는 황 군수가 후보 시절 약속한 부분이기도 해 자신이 내건 공약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구나 하는 느낌도 든다.

게다가 간단한 사항은 즉시 처리를 하고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늦어도 3일 이내에 답변과 함께 진행상황까지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알려주겠다고 하니 ‘황 군수가 역대 군수들과 달라도 뭔가 다르구나’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아무리 황 군수가 군민들의 민원을 받아 들여 해결을 하려 한다 해도 정작 담당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공염불이 되고 만다. 그저 황 군수 혼자만의 원맨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기왕 황 군수가 군민들의 고충을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주민불편 신문고’를 운영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그에 걸맞는 행동도 뒤따라야 하는 법이다. 말로만 주민들의 아픔을 헤아리고 고통을 줄여 준다고 해 놓고 모든걸 공무원들에게만 맡긴다면 차라리 지금이라도 접는게 더 낫다. 괜히 군민들에게 마음만 설레게 해 놓고 역대 군수들의 전철(前轍)을 밟는다면 모르긴해도 그땐 막을 수 없는 후폭풍이 덮칠 것이다.

따라서 황 군수는 먼저 옥천군 700여 공무원들의 대민자세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가뜩이나 복지부동에 빠져 있다는 평을 받는 이들의 사고를 인정하지 않은 채 그저 닥달만 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또 하나, 아무리 군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그려 놓고 있다 할지라도 직접 그러한 일들을 처리하는 공무원들의 심정을 헤아리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황 군수는 공무원과 군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품어야) 제대로 된 정책을 실현시킬 수가 있다.

지난 세월 우리는 말만 번드르한 지도자들을 수도 없이 봐 왔으며 그들로부터 한없는 배신감도 맛보았다. 그래서 어지간한 감언이설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어쨌든, 이번 황 군수의 ‘주민불편 신문고’제도는 쌍수 들어 환영할 만하다. 그리고 반드시 시행되어야 할 필요불가결한 정책이다. 모쪼록 이 제도가 튼실한 열매를 맺어 4년 후 옥천 군민들로부터 잘했다 칭찬받는 그런 결과가 나타나기만을 기대한다. 

지도자란 모름지기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을 질줄 알 때 비로소 진정으로 존경을 받는 법이다. 그리고 옥천 군민은 결코 눈 먼 장님이 아니며 말 못하는 바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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