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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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령산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2.12.1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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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공약이행평가단’에 대해

민선 8기 황규철 옥천군수가 펼치고 있는 일련의 공약사항에 대한 평가를 하기 위한 ‘군수공약이행평가단’이 구성을 마쳤다. 군은 지난 9일 군청 상황실에서 25명의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임기 4년 동안 펼쳐질 황 군수의 공약에 대해 평가를 일임했다. 풀어 말하자면, 이들 25명의 평가위원들이 황 군수가 민선 8기 옥천군수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5만 옥천군민을 대상으로 실행하게 될 5대 분야 80개 공약사업 즉, 교육·복지·지역개발·경제·농업·문화·환경·일반행정 등 각종 공약사업을 대상으로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에 대해 평가를 부탁한 것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공약’(公約)이란 말 그대로 5만 옥천군민을 향해 ‘군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이러이러한 일들을 하겠다’라는 일종의 대군민 약속으로 이는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고 황 군수 스스로 한 것이니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만에 하나 임기 말에 가서 이들 평가위원들로부터 만족할만한 평가를 내리지 못하고 ‘공약’(空約)으로 변할 경우 황 군수는 돌이킬 수 없는 후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이쯤에서 의문이 하나 든다. 황 군수 입장에서야 최선을 다해 공약을 이행하(려)고 그에 대한 결과를 도출하겠지만 과연 그러한 결과가 얼마만큼이나 옥천 군민들의 마음을 충족시켜줄지가 또 다른 문제점으로 남는다. 즉, 평가위원들이 얼마만큼의 대표성을 갖고 심혈을 기울여 평가를 하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저 황 군수의 비위에 거슬리지 않으려고 부실한 결과도 잘했다고 점수를 매긴다면 이처럼 불행한 것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선정된 평가 위원 개개인을 들여다 보면 황 군수의 공약에 대해 전문적이고 논리적인 평가를 할만한 인물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물론 인재부재 옥천에서 이나마도 찾아낸게 다행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자칫 평가위원들을 황 군수 자신의 전위대(前衛隊)로 만든건 아닌지 하는 의혹의 눈길도 거둘 수 없다.

문제는 또 있다. 평가 부문 가운데 빠져서는 안될 분야들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황 군수 입장에서 볼때는 그다지 표도 많지 않고 신경 쓸 필요도 없는 분야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당연히 포함되어야 할 ‘여성’과 ‘다문화’ ‘귀농귀촌’ ‘청년’ ‘노인’과 같은 사회 약자층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분야가 빠져 있다. 다시 말해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얘기다. 무슨 수로 해당 분야 종사자가 아닌데 특정 분야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있단 말인가.

5만 옥천 군민 가운데 ‘여성’과 ‘다문화’ ‘귀농귀촌’ ‘청년’ ‘노인’을 빼면 과연 몇 명이나 남을까. 황 군수는 이들 집단을 빼고 나머지만 가지고 군정을 이끌어 갈 생각이란 말인가. 아니, 그들은 군민들도 아니란 말인가. 군민 구성 요소 대부분이 이들이요 이들처럼 인구 늘리기에 주축이 되는 집단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집단들을 배제하고 그저 황 군수가 좋아하는 분야 사람들만 위원으로 위촉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황 군수는 아직도 과거지향적인 사고에 갇혀 있는 것만 같다. 자연 증가보다는 이들 집단들의 숫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물론 선출직 자체가 다음 선거를 염두에 두고 활동을 하는지라 표가 없는 학생이나 선거에 관심이 덜한 사람들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옥천이라고 하는 작은 규모의 농촌지역은 대도시와 달리 군민 한 명 한 명이 군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선출직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24시간 감시의 눈길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원한다. 4년 임기 동안 진행되는 일련의 공약에 대해 평가위원들은 혈연이나 학연, 지연을 떠나 말 그대로 황 군수의 공약 이행 여부에 대한 분명하고도 확고한 자세로 엄정하게 평가를 해 주길 바란다. 그것만이 훗날 평가위원 자신들에게도 당당하고 의미 있는 삶의 과정일 테니까 말이다. 순수하기 그지없고 말 없는 군민들이지만 그렇다고 생각마저 없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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