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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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65)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03.0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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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소라

인도 힌두교 3대 신 중 하나인 ‘파괴의 신’은 4개의 얼굴과 10개의 팔을 가졌고 단정한 얼굴에 용맹스럽게 뻗친 머리에 초승달을 달고 있었다. 검푸른 몸에는 독사를 감고 허리에는 호랑이 가죽을 두른 ‘시바신’에게 이 꽃을 바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시바신을 뜻하는 포르투갈어 익소라의 꽃말은 ‘추억’이다. 온도만 맞으면 사계절 꽃피우는 유용한 야생화로 우리나라에서는 실내 화분에 심어 많이 키운다. 인도 사람들이 유별나게 시바신을 사랑하는 이유는 두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첫 째는 힌두교 사람들은 시바신이 물질적 파괴능력 뿐만 아니라 정신적 파괴능력도 함께 가지고 있으며 즉, 업보와 같은 인간의 굴레 또한 파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둘 째는 힌두교 사람들은 파괴가 있어야 새로운 창조가 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도는 오랜 기간 동안 이어져 온 신분제도와 부의 불평등으로 인해 사회적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불평등 속에서 시바신의 도래는 새로운 세상의 창조를 의미하기 때문에 빈곤층일수록 시바신의 믿음이 강하다. 대국 인도의 미래를 창출하는데 이 꽃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알팔파

알팔파는 기원전 4세기 전부터 재배를 시작한 사료작물이다. 우리나라 삼국사기에 ‘자주개자리’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신라시대에는 목숙전이라는 관서를 만들어 목초에 관한 기술과 사무를 담당했다고 한다. 자주개자리를 목숙(볕)이라 부르고 옛날부터 알팔파 종류를 심어 영양분이 풍부한 사료를 만들어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미국 워싱턴에서는 알팔파라는 최고의 사교클럽을 조직해 남북전쟁의 영웅인 남군의 로버트 리 장군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하였으며 회원은 정‧재계 200여 명으로 매년 1월 마지막 토요일 연례만찬을 개최하였다. 처음에는 흑인회원을 받지 않았고 여성회원 가입은 한참 후에서야 이뤄질만큼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모임이었다. 해마다 모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행사를 가졌었는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실제로 당선된 바가 있다. 야생화 알팔파의 원줄기는 곧게 30~90cm까지 자라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고 작은 잎이 3장씩 나와 자라는데 긴 타원형으로 끝이 뭉툭하거나 움푹하게 들어가 있으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여름에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타화수정하고 꼬투리는 2~3회 나선모양으로 달리는데 보라색으로 피는 꽃이 아름답다. 꽃말은 ‘즐거운 추억’이다.
 

거미줄바위솔

다육식물 거미줄바위솔은 가운데 원뿌리에 큰 봉오리를 만들고 사방으로 바큇살처럼 둥글게 퍼져나간 뿌리 끝에 작은 몽우리를 다시 만들어 벌어지는데 매우 아름다운 형상을 하고 있다. 바위솔은 귀화식물로 다양한 모양의 품종이 재배되는데 봉오리에 거미줄을 쳐놓은 것 같은 모양에서 이름 지어진 듯하다. ‘가사, 근면’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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