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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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구 수필가
  • 승인 2024.04.0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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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유명 수입차가 각종 결함으로 recall( 제품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경우 해당 결함을 무상으로 수리 또는 교환하는 조치)되어 뉴스 화면을 뜨겁게 장식한 적이 있었다. 일부 문제는 지금도 법적 소송 중에 있다. 또한, 새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누수 현상, 금가는 벽, 뒤틀리는 문짝과 그 외 이런저런 하자보수 문제로 시공자와 입주민 간의 소송이 종종 뉴스에 보도되고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1975년 외지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근무처를 옮겼다. 남에게 맡겼던 내 집으로 돌아오니 푸근했다. 그렇지만 긴 세월 손 보지 않은 이곳저곳을 수리하느라 주말은 더욱 분주했었다. 녹슨 차양을 떼내고, 개구멍 생긴 울타리에 나무도 보식하고, 그런저런 일 끝에 우물 바닥을 정리하기로 했었다.

선친이 생전에 판 마당의 우물은 20여 가구 마을 사람들의 식수원이었고, 빨래터이기도 했었다. 선친은 우물을 가운데 두고 12㎡ 정도의 바닥을 콘크리트로 만들어 사용하기 편리하게 하셨었다. 세월이 지나 우물이 필요 없어져  콘크리트 바닥을 철거하고자 날을 잡아 이웃에서 해머와 도끼를 빌려와 부수기로 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도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은 쉽게 깨지지 않았고 바위처럼 단단했다. 며칠의 고생 끝에 철거 할 수 있었지만, 그 고생은 보통이 아니었다.

왜 이렇게 단단할까? 이웃집의 콘크리트 마당이나 마을 도랑을 정비할 때 철거는 쉽게 깨졌는데. 두께도 비슷하고 깨진 면을 보면 시멘트와 모래 섞임도 비슷한데...... .그때,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우물을 파고 며칠 지났을까, 학교에 가려고 나오니 마당 가운데 이웃집 아저씨가 모래를 두어 마차 부려 놓고 가셨고, 이어서 출근하실 선친은 물을 길어 와 그 모래더미에 웅덩이를 만들고 물을 부어놓고 계셨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모래 속의 진흙 등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며칠 후, 선친은 시멘트와 모래, 자갈을 섞어 콘크리트 바닥을 만드셨다. 그렇게 꼼꼼하게 원칙대로 만들었으니 바위보다 단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친구가 농담을 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건물은 지을 때부터 벽에 금이 간다”라고. 경주의 첨성대는 긴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건재하다. 고궁과 고찰들도 하자보수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모두 처음부터 꼼꼼하게 지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 건축 공학법과 각종 중장비와 좋은 재료로 짓는 요즘 건물들은 허술한 부분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건물 붕괴사고가 뉴스를 장식한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모두가 인재라는 것이다.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곧 치러진다. 뉴스를 장식하는 정치인들의 비리를 보며 국회도  recall을 쉽게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부디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대표자들이 되어 선출해 준 국민들의 마음이 상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이번에 등록한 국회의원 후보자 686명 중 239명(34% 정도)이 전과자라고 뉴스는 전한다. 뭔가 찝찝하다. 건축과 마찬가지로  국회도 애초에 하자보수라는 개념을 만들지 않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의·식·주에서 만큼은 걱정 없이 살아가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조급하지 않게 충분한 시간에 여유를 갖고 제품을 만들 듯,  제22대 국회도  철저히 점검하여 recall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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