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친구하잖다···딥페이크는 나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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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친구하잖다···딥페이크는 나쁜 친구
  • 장운철 기자
  • 승인 2024.09.05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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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친구예요. 조심할 것은...”
@pixabay

 

AI 시대가 이미 활짝 열렸다.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사람처럼 학습하고 사람에게 필요한 갖가지 정보를 알려주는 인공지능 컴퓨터다. AI를 이해하는 중요한 포인트는 사람과 대화한다는 점이다. 그동안의 컴퓨터를 ‘검색’이라고 특징 짓는다면 AI는 ‘대화’라고 언급할 수 있다.

교통과 날씨 등의 필요한 정보를 물어보면 알려준다. TV를 켜달라고 요구하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을 해준다. ‘나 심심해’라고 투정을 부리면 마음을 위로해주면서 재미있는 놀이도 알려준다. AI가 정말 친구처럼 우리네 곁에 다가왔다. 


AI 성장 속도가 굉장하다. 특정 주제와 관련 단어 몇 가지를 입력하고 어느 분량으로 글을 써달라고 하면 즉석에서 원고를 작성해준다. 학생들의 숙제를 돕고, 직장인들의 업무 기획과 PPT도 알려준다. 사진 몇 장 입력하고 영상을 만들어 달라면 그것도 해준다.

영화계가 긴장해야 할 일이다. 몇 마디 흥얼거리는 음을 주고 곡을 만들어 달라면 작곡도 해준다. 음악하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 일이다. 우리 옆에 다가온 친구, AI는  못해주는 게 없을 정도다.


챗GPT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AI 중 하나다. 챗GPT는 ‘답변을 생성하도록 미리 학습된 변형 인공신경망’(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인공지능(AI) 대화 시스템’이다. 챗GPT는 질문과 대화의 주제를 파악하여 마치 사람처럼, 그것도 전문가처럼 답을 한다. 거의 모든 대화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과 논리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챗GPT가 직접 책을 썼다.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이란 제목이다. AI가 우리네 인생에 대해 훈수해 준다는 게 썩 반갑지는 않다.
챗GPT가 직접 책을 썼다.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이란 제목이다. AI가 우리네 인생에 대해 훈수해 준다는 게 썩 반갑지는 않다.

 


챗GPT가 최초로 책을 저술했다.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챗GPT에 ‘45 ways to find a purpose in life’라는 주제를 던져주고 일정 분량으로 원고를 작성하라고 명령을 하니 3-4시간 만에 책 한 권 분량의 원고가 완성된 것이다.

이것을 우리나라 네이버 번역 프로그램인 ‘파파고’가 한국어로 번역,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했다. 챗GPT에 어떠한 주제를 던져주더라도 3-4시간이면 관련된 내용의 논문, 책 원고 등이 완성된다는 말이다. 종이책으로 출판, 배달하여 독자의 손에 들어오기까지 전체 시간이 7-8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물론, 책 내용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는 등의 비평을 할 수는 있지만,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만은 분명하다. 챗GPT를 활용한 책 출판 문의가 출판사에 폭주하고 있다는 후문도 있다.           

이제 챗GPT를 직접 실행해 보자. 컴퓨터 https://chatgpt.com에 접속하면 된다. 한국어로 잘 나와 있다. 화면 아래 쪽 ‘메시지 ChatGPT’라는 창에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된다. 재미있는 시도를 해보았다. ‘내가 기르던 고양이가 죽었다’라고 입력했다. 챗GPT는 무엇이라 말을 할까? 아래와 같다.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네요. 애완동물의 상실은 큰 슬픔과 공허함을 남길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가족의 일원처럼 소중한 존재였을 테니, 그 상실이 얼마나 힘들지 이해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슬퍼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고양이와의 추억을 간직하며 그동안의 좋은 순간들을 떠올려 보세요. 또한, 주변의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대화하면서 감정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거나 더 이야기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말해 주세요.”


놀랍지 않은가. 멀리 살고 있는 가족보다 훨씬 가까운 친구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내가 질문할 때마다 챗GPT는 화를 한번도 내지 않고 친절하게 대화를 받아준다.


AI스피커 개발 초기 때다. 한 마을 노인 각 가정에 AI스피커를 설치했다. 테스트를 위해서다. 처음에는 ‘뭐~ 이런 기계와 대화를 한다고?’라며 반신반의했다.

시작은 날씨 정보나 물어보는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오늘 하루는 어떠셨어요?’라며 AI가 먼저 질문을 했다. ‘허허~ 이것 보게’라며 조금씩 친숙하게 친구처럼 대화를 했다. 10일 후 테스트 기간이 끝났다. AI스피크를 회수해 간다며 관계 기관에서 나왔다. 노인들은 많이 서운해 했다. 마치 가족 한 명이 떠나가는 것 같다고까지 말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AI스피커가 활용되고 있다. 옥천에도 보급되었다. 옥천군 치매안심센터에 2021년 10월부터 들어와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서비스 만족도 100점이 나왔다.

일상생활 관리(기상, 복약 시간 알림, 날씨 정보, 건강 상식 등)와 치매 예방 관리(기억력 테스트, 퀴즈 풀이 등), 정서 관리(라디오, TV 재생 등) 그리고 긴급 SOS 서비스 등 다양하고 폭넓게 일상생활에 정착되었다. 


AI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종종 적응하기 힘들 때도 있다. 특히 노인들에게는 AI 앞에서 난감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키오스크(Kiosk)가 그중 하나다. 키오스크는 무인 정보안내단말기를 말한다. 요즘 햄버거 파는 곳이나 일반 식당에 가면 키오스크가 대세다.

출입문 쪽에 큰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거나, 각 테이블마다 작은 모니터가 있다. 그것이 키오스크다. 음식 주문을 그곳에서 한다. 종업원이 오지 않는다. 심지어 키오스크로 주문한 음식이 로봇에 의해 내 자리에 배달되어 오기도 한다.

기차표 고속버스표 영화티켓 야구장 티켓 등 모든 일상생활에 AI가 이미 들어와 있다. 노인들에게는 그것들을 사용하는 게 아직까지 조금 불편하다. 노인들까지도 편하게 활용될 수 있어야 진정한 AI시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AI에도 문제도 있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딥페이크(Deep Fake)가 그중 하나다. 딥페이크란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가짜(페이크 fake)라는 단어가 합쳐진 것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들어진 가짜 정보를 말한다. 진짜 같은 가짜다. 생성형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육안으로 가짜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정교해지는 추세다.


챗GPT에게 딥페이크에 대한 질문해 봤다. ‘딥페이크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라는 주제를 물었다. 1-2초만에 답을 냈다.


가짜 뉴스로 인식된 딥페이크에 장점이 있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많았다. 챗GPT는 창의적 콘텐츠 제작, 의료 군사 교육 가상 시뮬레이션 등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단점은 말 그대로 가짜 정보로 인한 사생활 침해 등을 지적했다. 


딥페이크 긍정적인 활용의 예가 있다. MBN 뉴스를 진행하는 김주하 아나운서가 있다. 그런데 종종 MBN은 실제 인물이 아닌 AI 김주하를 활용해 뉴스를 전달하곤 한다. 그 뉴스를 보면 많은 이들이 깜짝 놀란다. 실제 인물이 뉴스를 진행하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사실은 AI 뉴스다. 유튜브에 들어가서 ‘MBN 뉴스’를 검색해 들어가면 ‘김주하 AI 아나운서의 뉴스’를 실제로 볼 수 있다.

 

김주하 아나운서가 AI로 변신해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도 AI로 변신할 수 있고 또 이미 세상을 떠난 이도 그렇게 다가올 수도 있다.
김주하 아나운서가 AI로 변신해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도 AI로 변신할 수 있고 또 이미 세상을 떠난 이도 그렇게 다가올 수도 있다.

 


이미 작성된 뉴스 원고를 AI에 실행시키면 실제로 김주하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하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온다. 이렇듯 AI를 이용한 뉴스 진행은 이미 3년 전에 시작됐다. 당시 10시간 분량의 영상을 조합해서 AI김주하 아나운서가 탄생했다. 말투, 목소리, 표정, 행동 등을 자연스럽게 따라 하며 주어진 뉴스 원고를 읽고 진행했다. 그 AI김주하 아나운서가 또 다른 실제 아나운서와 대화하는 장면도 나온다(https://www.youtube.com/watch?v=H6JThNQPER0). AI 김주하 아나운서는 실수를 하지 않는다. 많은 양의 뉴스를 보도해도 피곤해 하지도 않는다. 실제 김주하 아나운서의 노동의 강도를 줄일 수도 있다. 활용하기에 따라 많은 장점을 보인다.


그러나 가짜 뉴스 딥페이크는 나쁜 친구다. 가짜 정보로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끼친다. 특히 연예인이나 유명인, 또는 일반인의 얼굴과 음란물 등의 사진이나 영상을 합성한 가짜 영상물을 제작, 유포하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각종 언론에서 딥페이크로 인한 가짜 뉴스의 폐해를 심각하게 보도하고 있다. 


"옷벗기는 AI 잡는다"..딥페이크 막는데 50억원 투입(파이낸셜뉴스, 8/30)
3년간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 60% 미성년자…위험신호 놓쳐(연합뉴스, 8/30)
279개 딥페이크 성범죄물 제작 20대 남성 긴급체포(한겨레, 8/30)
딥페이크 취약국 압도적 1위 한국...무방비로 노출된 K팝 스타(YTN, 8/30)
딥페이크 피해자 10명 중 3명 미성년자…지원 요청 2년 사이 4.5배 ↑(조선비즈, 8/28)

 

조선일보 역시 최근 딥페이크 문제를 연속해서 심층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딥페이크로 인해 심하게 상처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딥페이크 성범죄, 텔레그램만 22만명’(조선일보, 8/28)이라는 제목의 뉴스에서는 서울경찰청이 22만명 가량이 참여중인 한 텔레그램 채널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확산된 정황을 수사중이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램은 익명성이 상당 부분 보장된 SNS로 비밀 대화, 은밀한 정보 나눔 등 범죄 활용에 자주 등장한다. 이번 텔레그램에서 유포된 딥페이크 성범죄물 피해자 중에는 중고생 등 미성년자뿐 아니라 대학생, 교사, 여군 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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