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 개혁의 굳은 의지, 고향 발전으로 이루려하는 참 농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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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 개혁의 굳은 의지, 고향 발전으로 이루려하는 참 농업인
  • 이창재기자
  • 승인 2016.12.08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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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단체 간 교육·실습·정보교환… 농촌 현실여건 타개에 노력
가화1리 이장, 가화리4-H공부방 10년간 운영, 우수학생 배출
5000여평에 더덕·아로니아·하수오 등 특용작물로 소득도 ‘짭짤’

농촌계몽운동 작품인 심훈의 ‘상록수’를 생각하게 하는 농업인단체 회장이 있어 관심을 끈다. 그 주인공은 옥천읍 가화리 이장으로, 마을 4-H 공부방의 훈장으로, 또 농업군인 옥천군의 여러 단체들을 이끌어가는 수장으로 일인 다역을 무리 없이 수행하며 마치 ‘상록수’의 주인공 박동혁과 같이 옥천군의 농민개혁 운동을 이끌어가고 있는 정해영(61) 옥천군농업인단체협의회장, 이번 호에는 정 협의회장을 통해 농정 지도자로서 느끼는 삶의 다양한 내용들에 대한 굳은 개혁의지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옥천군농업인단체협의회 정해영 협의회장.

가화리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 1993년도부터 서울에서 의류사업을 하며 지냈는데, 2002년도에 연세드신 어머니를 봉양하고,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되어있던 누나를 지켜줄 사람이 없어 서울서 3일, 옥천에서 3일씩 생활하다 2007년도에 본격적으로 고향인 가화리에 정착하게 됐습니다.”

옥천군농업인단체협의회 내에는어떤 단체가 있는가.
옥천군농업인단체협의회는 지난 1991년도에 결성되어 지금까지 활동해 온 명실상부한 옥천군 내의 자발적 순수 농민단체입니다.

현재 소속된 단체는 (사)옥천군4-H연합회, (사)옥천군4-H본부, (사)한국농업경영인옥천군연합회, (사)한국여성농업경연인옥천군연합회, (사)농촌지도자옥천군엽합회, (사)생활개선옥천군연합회 등 6개 농업관련 단체 협의회입니다.

옥천군농업인단체협의회장의 역할은.
2016년 제13대 옥천군농업인단체협의회장으로 당선되어, 지난달 11일 옥천체육센터에서 ‘제26회 옥천군 농업인의 날’ 행사를 갖고, 약 2000여명의 옥천군 농업인들이 모여 농업인의 화합을 이루기 위한 한마당 축제를 가진 바 있습니다.

제12,13대 옥천군농업인단체협의회장 이,취임식이 끝난 후 기념촬영을하고 있다.

옥천군농업인단체협의회는 어떤역할을 하는 단체인가.
옥천군농입인단체협의회 회원은 군내 각 지역에서 농업에 종사하며, 농촌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다하는 지역의 숨은 일꾼들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함께하는 6개 단체가 각 단체별 특성에 맞게 교육, 실습, 정보교환 등을 통해 농산물의 수입 개방, 농업재해, 쌀값 불안정 등 여러모로 불안한 농촌의 현실 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무지한 농사꾼이나 속된 농산물 장사치가 아닌 순수하게 땀을 흘리고 땀 흘린 대가를 정직하게 농촌발전으로 거두어 내려는 농업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 농촌의 참된 ‘지킴이’이자, 농업군인 옥천군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참 일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옥천지역을 위해 해온 역할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난 2007년도에 옥천에 와서 완전히 정착하게 된 후 동네 어른들과 주민들의 권유로 이장 일을 맡게 됐습니다. 이장 일을 하면서 처음으로 공부방을 개설하고 올 해 10년이 됐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동네 몇몇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할 일 없이 동네를 배회하는 것을 보고, 탈선을 막아보고자 시작했던 것인데 10년 새 어느덧 292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게 됐어요.

그 중에는 박사학위(화공 분야)를 취득하고, 사회에 진출하여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는 아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또 지난 6년간 옥천지역에 있는 2201부대 1대대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는 병사들 중 명문대학에 재학했던 재원들의 도움으로 영어, 수학, 과학 등을 지도해 올 수 있었고, 그 결과로 모범적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들도 많이 나왔어요.

올해에도 공부방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를 해주어 아이들 중 옥천고 1학년에서 전교 1등도 나왔고, 2학년 아이들 다수가 전교 수위권을 차지하는 등 선배들의 뒤를 이어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4-H활동을 통해 농촌활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지난 2014~2015년도에는 옥천군 4-H본부 회장을 역임한 후, 2016년도에 제13대 옥천군농업인단체협의회장에 취임하여 2년의 임기로 현재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또 옥천군농업발전위원회 위원, 사회보장협의체 공동위원장 등으로 옥천군 농정과 사회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제26회 옥천군농업인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있는 정해영 협의회장.

개인적인 생활상(하루 일과나 취미, 여가생활 등)과 가족에 대해서말해주신다면.
현재 농업에 종사하는 농사꾼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약 5000여 평의 밭에 특용작물을 심어 더덕, 아로니아, 하수오, 강황 등을 심고 가꿔갑니다. 농번기에는 새벽 4시 반이면 농장 일을 시작하고, 오후 6시부터는 공부방 학생들 수업을 시작하고, 밤 9시에 끝나면 집이 먼 학생들을 차에 태워 데려다 준 후 귀가해서 밤 10시나 돼야 저녁식사를 합니다.

공부방을 운영하기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월~금요일 저녁시간에는 다른 스케줄이나 약속은 잡을 수 없습니다. 또 월·화요일에는 아이들에게 직접 국사 과목을 가르치기 때문에 매일 틈틈이 아이들에게 가르칠 내용을 미리 공부하고 있습니다.

또 주간에는 마을 이장으로서, 또 단체장으로서의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시간과의 싸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서, 제 개인적인 취미나 여가생활을 가질 여유를 누려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늘 아내와 자녀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가족으로는 아내와 1남1녀를 두고 있고 아들은 전남 순천에서 더치 커피점을 운영하고, 며느리는 학교에서 교사로 있습니다. 딸은 지난 가을 출가시켜 현재 광주광역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가화리 4-H 공부방에서 한국사 수업을 진행하는정해영 협의회장.

회장으로서 계획과 포부는 무엇인가.
우리 농업은 식량을 생산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첨단산업까지 융합하여 보다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업화의 보물창고라 생각됩니다. 생산에서 가공, 유통, 체험, 관광 등을 아우르는 6차 산업화를 추진해, 농가 소득증대와 농업 전문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신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이루기 위해 필요한 옥천 농정의 농업환경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며 회원 단체 간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습득해 전파하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단체와 그런 단체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옥천군 농업의 발전방향이나 제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옥천군은 농업군입니다. 오늘날 우리 현실이 쌀 농가의 규모를 축소하고, 농업을 천덕꾸러기로 치부하려는 무지몽매가 난무하니 농업인의 한 사람으로 억울하고 답답합니다.

특히 쌀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쌀을 기반으로 내려온 우리 식문화는 우리 민족의 반만년 역사에 내려오는 전통이자, 귀중한 문화이며,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힘의 원천입니다. 쌀값 하락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정부에서는 그동안 무엇을 했으며, 이러한 근본원인에 대한 개선책 없이 지자체에서 해결하려는 얼마간의 교부금 정책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고, 그러한 정책으로는 멍든 우리 농민들의 가슴을 어루만져 줄수 없습니다.

지방정부로서 가지는 한계점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농민 단체의 폭력적인 집회로 해결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농업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교정과 인식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먼 훗날 ‘식량이 무기가 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 미리미리 대비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중앙정부와 지자체, 또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고, ‘농자(農者)는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라 말한 옛 조상들의 지혜를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 여름 현장체험교육으로 설악산에서 기념사진을 남긴 가화4-H공부방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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