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촛불의 民心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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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촛불의 民心을 알라
  • 천성남편집국장
  • 승인 2016.12.0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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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촛불 민심의 대항명의 불길이 무섭게 타올랐고 7차 촛불 민심이 예고되고 있다. 우리국민들은 가만히 지켜보다 ‘이게 아닌데’ 싶으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데 뜻을 모으는 국민성을 갖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무기명 투표일이 이제 딱 하루 남았다. 역사적인 순간이다.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스스로 물러나지 못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회의 뜻을 따르겠다는 게 대통령의 오만한 생각이다.

그는 지난 3차 담화 때 “주변을 제대로 잘 정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 이었다”며 이 제안을 택했다.

국정에 관여했던 비선실세의 민낯들은 꽤 요란했다. 처음 시작도 그렇지만 한국의 정치·경제·문화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연계된 그들의 만행은 끝도 모를 만치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산산이 조각내기에 충분했다.

비정규직으로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도, 교육비가 없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누리과정의 아이들에게도, 약속했던 노령연금마저 제대로 주지 않고 변칙적인 운용으로 생의 마지막을 두려움에 떨게 만든 노인들에게까지도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12월 들어 몰아닥친 한파는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춥게 하고 따뜻한 바람을 그립게 하고 있다. 이번 주말 광화문 광장에 모여드는 촛불들의 민심은 다른 그 무엇도 아니고 잘못을 저지르고도 잘못을 모르는 대통령의 마음을 깨우치게 하려는 민심의 방편일 수밖에 없다.

‘4월 퇴진, 6월대선’이라는 새누리당의 당론은 촛불 열기에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9일 아침이면 결국 탄핵소추 찬성을 결심할 수밖에 없을것이다. 그것만이 역사 앞에 두려움을 아는 정치인으로 남는 길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과의 의리를 저버리지 못한 한 국회의원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국회의원과 탄핵을 찬성하는 국회의원 명단을 언론에 공개했다.

무엇이 옳은 일인가는 이제 역사의 심판에 달렸다. 한 위정자가 한 시대를 살면서 주어진 권력을 이용해 하지 말아야 할 짓마저도 서슴지 않고 저질렀다면 후세에 어떤 평판을 받을 것인가 자문해보고 자성해 보아야 할 두려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위정자는 일단 정치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가 가결되면 어떤 국면이 펼쳐질까.

먼저, 탄핵이 결정되면 박근혜 대통령은 영원히 사라지지만 기각되면 화려하게 복귀한다. 한 끗 차이로 천당과 지옥이 갈린다. 어떤 결론이 나오든 모두의 불행일 것이다.

두 번째는 각 정당은 차기 대선 준비를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이상한 처지에 놓인다. 국회는 개헌파와 반대파로 나뉠 것이다.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이 힘을 합쳐 개헌에 나설 것이다. 정권을 넘겨주느니 판을 뒤엎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정계 개편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

세 번째는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경제와 안보는 엉망이 된다.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권한을 대행하지만 리더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암담한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을 결심하는 것이다. 지금 즉시 퇴진하는 것이다.

다음 차선은 국회의 탄핵 소추 후 물러나는 것이다. 국회의 탄핵소추 이후 언제든지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를 선언하면 바로 그 순간 대통령직은 궐위 상태가 된다. 그때부터 60일 이내에 다음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 된다.

이런 모든 과정으로 볼 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중대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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