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새해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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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새해의 희망
  • 나숙희 수필가
  • 승인 2016.12.2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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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게다가 바람까지 지나가니 마음도 움츠리게 만드는 것 같다.

달랑 한 장남은 달력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왜 그리도 쓸쓸해 보이는지, 이제 한 해가 또 지나가는 마지막 길목에 서있구나를 생각하면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야 하는 마음이 아쉽다.

붙들어 매고 싶었던 기억도 많았고 빨리 지나가 버리고 싶은 일들도 많았던 것 같다. 열어보지 않았던 세월의 보따리를 이제는 누구나 올 한해의 삶속에 모두 다 풀어 놓았을 게다. 나는 교육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희망에 찬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사랑과 행복, 칭찬을 하나씩 꺼내어 나누어 준 것 같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은 훌쩍 자란 아이들을 유심히 바라보면서 이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자라길 진정 원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달인 것 같다. 해바라기 같이 예쁜 이 아이들의 모습이 이제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들어 갈 소중한 자원들이다.

나는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잔뜩 부르다. 손에 손잡고 학교 등교하는 모습이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나는 아이들에게 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준다. “지난주엔 무엇을 했니? 그리고 오늘 학교에서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이었니? 그리고 앞으로 너의 꿈은 무엇이며 뭐가 되고 싶니?” 라고 묻는다.

평범한 질문이지만 “나는 너에게 관심이 많다. 그리고 너와 소통하고 싶다. 그리고 발표력에 도움이 될 거다”라는 생각으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하면서 주관이 뚜렷한 아이로 자라주길 바란다.

대부분 쑥스러워서 짧게 말을 하고 어느 아이는 아예 말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말하는 모습이 어설프다 해도 내 생각을 끝까지 말하는 아이가 예쁘다. 아주 개구쟁이 1학년 남자아이가 어느 날 “나같이 공부를 못해도 대통령이 될 수 있어요?”라고 묻길래, 나는 너무나 기쁘고 깜짝 놀랐다.

용기가 대단하지 않는가! 나는 바로 큰 소리로 “그럼, 그럼 할 수 있고말고” 바로 답을 주었다. 당당함은 용기이고 자존심이다. 그러나 그 아이 어머님은 개구쟁이인 아들 때문에 많이 속상해하신다. 나는 그 아이가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지금 밖에는 얼마나 시끄러운 가. 촛불 팀과 태극기 팀이 각각 주장을 휘날리고 있지 않은가? 과연 이 아이들이 자라서 지금 현 시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걱정이 앞선다.

새해에는 우리 아이들이 공부보다는 또래 아이들과 많이 놀았으면 좋겠다. 노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생각하시는 부모님이 계시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공감능력과 정서발달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얻는 것들이 공부 속에서 얻는 것보다 훨씬 많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공부에 시달려 책을 가까이 할 시간조차 없는 아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든다. 대나무가 땅속에서 1년이란 시간이 지나면 20cm가 자란다. 마찬가지로 1년 동안 책을 읽으면, 마음 세계가 20cm가 자라난다. 책속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지혜롭게 성장하는 아이로 자란다면 더 바랄게 없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칭찬에 익숙지 않다. 무뚝뚝한 아빠, 성적에만 집중하는 엄마, 아이들이 편안히 쉴 곳이 없다. 심리학자 애론슨은 칭찬도 배워야한다고 말했다. 칭찬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인생을 바꿔놓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칭찬의 해’로 만들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아침에 눈을 뜬 시간이 좀 전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어둠이 깔린다. 맞이하는 한 해도 그렇게 지나가리라...

세찬바람이 쓸고 가는 세월에 우리 모두 오뚝이처럼 또 일어나고 또 일어나는 지혜롭고 강한의지로 자랑스런 국민성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희망찬 새해에는 미소로 아침을 열고 저녁을 닫는, 두 팔 벌려 한 해를 오직 칭찬으로 노래하는 훈훈한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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