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따뜻하게 품어준 옥천
상태바
한해를 따뜻하게 품어준 옥천
  • 김정자 수필가
  • 승인 2016.12.29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해가 서서히 과거 속으로 저물어가고 있다. 나의 2016년은 어땠는지 돌아보며 마무리 하는 시간이 벌써 돌아왔다. 넘어지고 다치고 눈물을 흘리면서 12월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하니 지나간 시간이 발목을 잡아 놓았다.

생각할 틈도 없이 여유를 간직할 틈도 없이 바쁘게 또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소담스럽게 담아 놓았다.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해야 하는 인생을 살면서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어버리는 삶이라지만 지난 한해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어 버렸는가를 먼저 생각하며 이글을 쓰고 있다.

2016년은 나에게는 나름 뜻 깊은 일들이 많았다. 옥천향수신문이 새롭게 출발하면서 우연히 지인과 함께 종착역에서 간단한 맥주 한잔의 여유를 갖게 되면서 편집국장님을 소개 받았다. 언론인이라 약간의 낯설음은 있었지만 얼마 후 원고를 부탁 받았고, 이런 저런 사연들로 성심껏 기고를 하다 보니 그분과의 깊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때로는 어떤 글을 보내야 되나 갈등이 되면서도 지면에 사진과 글이 실려있는 신문을 펼쳐 볼 때 내게는 어느덧 희망과 실망, 좌절과 안도, 기쁨과 슬픔이 뒤섞이며 울고 웃었던 글들을 보고 더 어려운 글도 이제는 쓸 수 있다는 작은 용기도 생겼다. 지면을 통해 옥천의 다양한 소식은 물론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고, 글을 통해 옥천 분들께 도움도 받았고 사랑도 많이 받았다.

요즈음 나라 안이 뒤숭숭하고 마음이 착잡해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간에서 같은 감정으로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옥천향수신문이 있어 마음이 훈훈하고 어느 순간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의 마음이다.

옥천에서 종착역을 운영 할 당시 그 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손님이 없는 가게에서 난로 불에 몸을 녹이며 블랙커피 한잔에 연말을 기다린 적도 있었다. 그때는 왜 그리 서럽고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것만 같아 외롭고 또 외로웠다.

그때 따끈한 만두 한 봉지를 들고 찾아온 지인을 보고 크리스마스트리가 반짝거리는 것처럼 내 눈이 반짝였다. 그런 인연에 또 다시 연말을 맞이했고 지금까지 옥천의 따듯한 겨울을 잊지 못하고 있다.

한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고 싶다. 한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에 감사하며 메시지한통이라도 보내고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

또 새해가 시작되면 내가 짊어진 삶의 무게들을 가볍게 내려놓고 한해의 계획도 세워 보고 소원도 빌어 볼 것이다. 앞으로 옥천으로 돌아가 어떤 분들과 인연을 맺고 또 어떤 이야깃거리로 삶의 무궁무진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줄까 고민도 해본다.

앞으로 어떤 과제가 내 앞에 떨어져 적당한 스트레스를 줄까 걱정도 되고 한편으론 자신감도 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냥 편한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직도 옥천에 계신 분들이 카톡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다시 옥천의 종착역 역장으로 따뜻함을 나누고 싶어 하기도 한다. 사람 마음이 란 게 이러면 저러고 싶고 저러면 이러고 싶고 한 가지에 만족하기란 참 힘든 것 같다.

나에게 2017년은 더 나아가고 더 발전 할 수 있는 적당한 과제가 있는 바쁜 한해이길 바래본다. 살아야 한다는것.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소중히 여기고 많은 시간을 잊고 살았지만 분명한 것은 옥천에서의 따뜻한 연말을 꼭 기억하고 싶고 이 모든 감정과 함께 올 한해도 바쁘게 살았음을 감사하기도 한다.

벌써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모래알같이 어쩌면 허망 히 놓쳐버린 그 무엇들이 무척이나 아쉽다. 내게 남은 시간의 1년 치가 세월 속으로 또 빠져 나가고 방향을 잃고 뒹구는 한 장의 낙엽처럼 나의 존재도 얇고 가볍게 느껴진다.

끝도 시작도 한 겨울에 있어 차갑게만 느껴지는 이 마지막 12월의 삶속에서 조용히 찾아드는 겨울의 찬 냉기를 따뜻한 감사와 사랑으로 덮어 드리고 고마웠던 분들 게 작년보다 올해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발전되고 나아지길 가만히 기원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