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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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조건
  • 유정아기자
  • 승인 2017.03.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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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선진국이 부럽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흔히 특정 국가가 선진국이라는 이유를 들 때 ‘해외 어느 나라를 갔는데 주변에 그 흔한 담배꽁초 하나 없더라’는 이유를 들곤 한다.

이처럼 선진국이라는 단어를 쓸 때 ‘경제적으로 잘 사는 나라’만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은연중에 그들의 문화와 의식까지 포함하고 있다.

실제로 ‘선진국’의 정의는 국가가 운영하는 정치나 경제정책 외에도 사회와 문화까지 포함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발전한 나라라는 뜻을 가진다.

선진국으로 올라가기 위한 여러 가지 조건 중 이 ‘문화’ 부분은 국가 정책적으로 형성되는 부분보다 개인적인 의식으로 형성되는 비율이 훨씬 크다.

따라서 나만을 위한 생각과 함께하는 남을 생각하는 차이가 사회를 넘어 국가를 바꿀 수 있다. 앞서가는 정책은 더 멀리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시민들이 일궈온 텃밭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소한 쓰레기 처리부터 다른 이의 눈을 감추고, CCTV를 피해서 투기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이보다 더 큰 문제점은 이러한 행동을 할 때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부재는 도로가에서 발견되는 담배꽁초와 마시던 캔 음료, 차로 옮겨서 버릴 수밖에 없는 생활가구 쓰레기로 증명되고 있다.

심지어 썩은 고구마를 발견했을 땐 본인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의 극한을 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날이 더 따뜻해져 그 곳에 해충과 악취가 들끓을 것을 상상하니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치고 있음을 느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인 규제가 없던 것이 아니다. 이미 최소 5만원부터 최대 100만원까지 쓰레기 종류와 처분 방법에 따라 구체적인 과태료 처분이 있다.

그럼에도 발생하는 도로 쓰레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 강한 처벌과 더 높은 과태료를 대안으로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국가적인 노력도 결국은 시민들이 문제의 심각성과 필요성을 인식했을 때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의식이 변하지 않는 한 정책에만 의존한 국가는 절대 성장할 수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는 선진국을 바라고, 선진국의 정책을 분석하며 그들과 닮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필요한 것은 당근과 채찍 유무에 상관없이 의식하지 않고 남을 배려하며 행동하는 자세다. 언제까지 누군가의 감시 속에서 행동의 제약을 받는 어린 아이 같은 모습으로는 선진국이 될 수도, 부러워할 자격도 없음을 알아야 한다.

주민들이 과태료를 피했다는 안도감보다, 쓰레기를 주으며 선진국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뿌듯함을 갖는 이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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