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능력보다 중요한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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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보다 중요한 인간관계
  • 정우용 한국독서문화 교육원
  • 승인 2017.05.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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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친구와 놀 시간도 없고, 친구를 사귈 기회도 별로 없다. 모든 친구가 경쟁자이기 때문에 진정한 우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옛날 영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도시소년이 어느 무더운 여름날 시골로 혼자 놀러갔다. 복잡한 도시에서만 살던 소년은 시골의 자연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한참을 가다가 연못을 발견하고 연못에 들어갔다가 헤엄을 칠 줄 모르는 소년은 물을 먹으며 허우적거리게 되었다.

마침 이 옆을 지나가던 한 시골소년이 자기가 늘 헤엄치던 연못에 한 아이가 빠져서 애를 먹는 것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급히 연못에 들어가 도시소년을 구해주었다.

연못가로 끄집어내어 물을 토하게 하고 위로를 한 다음 도시소년은 시골소년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시골소년은 뭐 대수롭지 않은 걸 가지고 그러느냐며 자신들의 이름을 소개하고 헤어졌다.

10여년 세월이 흘러 그들은 청년이 되었다. 도시청년은 자신을 죽음으로부터 구해준 시골 청년을 잊을 수가 없었다. 어느 날 도시청년은 시골을 찾아가 자기를 건져준 시골청년을 찾지만 시골청년은 도시청년을 금방 기억하지 못한다. 겨우 기억을 되찾은 시골청년에게 도시청년은 희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시골청년은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의사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도시청년은 런던으로 돌아와서 부자인 자기 아버지에게 그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하고 시골청년을 데려다가 의학공부를 시켜줄 것을 간청한다. 부자인 아버지는 쾌히 승낙하게 되고, 도시청년은 다시 시골로 가서 그 시골청년을 데려다 의과대학을 보내고 의학박사가 되게 한다. 그 의학박사가 바로 페니실린을 발명한 알렉산더 후레밍 박사이며, 후레밍이 의학박사가 되도록 도와준 도시청년이 바로 윈스턴 처칠 경이다.

그 후 1940년 5월 처칠이 대영제국의 수상이 된다. 독일군 침공으로 풍전등화처럼 어려울 때 영국의 수상이 된 처칠은 수상 취임 후 전황을 살피려 출장을 다니던 중 뜻하지 아니하게 폐렴에 걸렸다.

지금은 그리 큰 병이 아니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이 병은 고치기가 어려운 병이었다. 그 어떤 약도 폐렴을 고칠 수가 없었는데 그 당시 처칠의 폐렴을 고칠 수 있었던 유일한 것이 후레밍 박사가 발명한 페니실린이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처칠과 후레밍 박사는 그 어떤 소설보다도 더 끈끈한 인간관계를 맺고 살다가 갔다. 서로가 서로에게 한 번도 계산된 도움을 주고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인과응보의 법칙을 잘 설명해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된다.

지금 내 아이가 사귀고 있는 친구들과의 인연은 우연한 만남이 아니고, 감동적이고 신비로운 만남이다. 같은 선생님에게 동문수학한 인연은 300겁의 인연으로 맺어진 형제와 같다고 했다. 지금 만나고 있는 친구를 경쟁자가 아니고 인생을 함께 할 친구로 생각한다면 훗날 그 우정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가치로 돌아올 것이다.

나쁜 아이 사귀지 말라고 하지 말고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라는 엄마의 아름다운 가르침이 훗날 윈스턴 처칠과 알렉산더 후레밍의 우정으로 승화할 것이다. 내 아이가 훗날 윈스턴 처칠과 알렉산더 플레밍과 같은 끈끈한 관계로 이어질 친구를 지금 사귀고 있을지도 모른다.

언제인가 미국의 카네기 공과대학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 성공했다고 생각한 사람은 15%에 불과하고, 나머지 85%는 좋은 인간관계로 성공했다고 한다.

뭐든지 주는 것이 먼저이지 받는 것이 먼저가 아니다. 씨앗도 뿌리고 가꾸고 난 후에 수확은 그 다음이다. 봄에 씨앗을 심어 여름이 지나 가을에 열매가 다 익을 때까지 김매고, 비료주고, 약 뿌리고 잡초 뽑고, 그 외에 수없이 많은 과정과 일정기간이 흘러야 비로소 수확이 되는 것이 어길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라면, 사람과 사람과의 사이에서 좋은 인간관계가 맺어질 수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원리를 벗어날 수 없다.

어린이 놀이터엔 어린이는 없고 잡초만 무성한 경우가 많다. 학교가 끝난 후 학원 수업 때문에 놀이터에 갈 시간이 없다. 어린이 놀이터를 즐거운 놀이를 통해 행복한 인간관계의 광장으로 만들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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