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행복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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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행복지수
  • 양순원 수필가.증약초교장
  • 승인 2017.05.1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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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되면 난 행복지수가 높아진다. 28년 전 제자에게서 받은 사랑은 세월의 흐름에도 퇴색되지 않고 그 때의 감동이 고스란히 5월만 되면 밀려오기 때문이다

한 제자가 자취하던 집 방문 앞에 있는 플라스틱 바가지 안에 장미꽃 두 송이를 소리 없이 놓고 가서 누가 그랬나 궁금해서 찾느라 헤맸었는데 2주가 지난 다음에 보니 제자가 가져다 놓은 것이었다. 핀 장미꽃은 선생님이고 꽃봉오리가 맺혀있는 것은 자기라면서 선생님을 좋아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저녁 무렵 어둠이 깔릴 때 쯤 헐레벌떡 거친 숨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그 제자가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채 뱃속에서 쑥절편을 한 봉지 쑥 꺼내어 내 손에 쥐어주는 것이었다. “잡수세요. 식을까봐 뱃속에 넣고 달려왔습니다.”

아이 걸음으로 걸어서 1시간 쯤 되는 곳에서 떡이 식을까봐 쉬지 않고 단숨에 달려온 그 정성에 대해 표현할 말이 없었다.

눈물이 날 뻔했던 것을 간신히 참았던 기억! 그리고 땀에 젖은 옷을 벗기고 내 옷으로 갈아입혔던 잔잔한 기억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런 아이가 지금은 뭘 하는지, 시집은 갔는지, 어느 순간에 연락이 되다가 지금은 소식을 전혀 모른다. 언제 시간을 내어 수소문해서 한 번 찾아봐야겠다.

그런데 지금은 캔 커피 하나 받을 수 없는 세상이고, 부모님께도 평가의 대상이라서 밥 한 그릇 사드릴 수 없는 세상이 되다보니 가정의 달을 어떻게 지내야 할지 선물에 대해 교육적으로 지도하기가 매우 난감해 진다.

교육은 체험 실습 위주로 해야 효과가 높은 데 지금은 줄 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는 학교현장에서의 교육은 이제 가정의 몫으로 돌려야만 하는 세상이 왔다.

서글픈 교육이며 절름발이 교육이 아닐 수 없다. 이젠 카네이션을 만들면서도 스승님을 찾아뵙고 달아드리라고 소리를 못하니 ‘김영란 법’이 정말 무섭긴 하다.

행복지수가 1위를 차지하는 덴마크가 부럽다. 행복지수란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측정하는 지수를 말한다.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과 인생상담사 코언(Cohen)이 만들어 2002년 발표한 행복공식을 말한다. 이들은 18년 동안 1,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80가지 상황 속에서 자신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5가지 상황을 고르게 하는 실험을 하였다. 그 결과 '행복은 인생관·적응력·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을 나타내는 P(personal), 건강·돈·인간관계 등 생존조건을 가리키는 E(existence), 야망·자존심·기대·유머 등 고차원 상태를 의미하는 H(higher order) 등 3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 된다'고 주장하였다.

세계에서 행복한 국가를 물어보면 빈번하게 나오는 나라 덴마크. 원래부터 덴마크는 행복한 나라였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오연호 기자가 직접 덴마크 사람 300여명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을 지탱하는 정신적 가치를 6개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이를 통해 UN 행복지수 조사에서 41위에 머무른 우리나라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즐거운 학교, 자유로운 일터, 신뢰의 공동체가 숨 쉬는 행복지수 1위 덴마크에서 행복사회의 비밀을 캐내어 쓴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오연호씨가 쓴 책을 보고 적잖은 감동을 받았고 덴마크 나라가 정말 부러웠다.

UN(국제연합)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 2년 연속 행복지수 1위를 차지한 덴마크를 찾아가 그들의 행복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국민 대다수가 행복을 공유하는 덴마크로 날아가 300여 명의 사람들을 길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마주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삶, 행복한 사회의 비결을 묻고 또 물었다. 건강한 인생이 보장되고, 배려와 연대의 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덴마크 사회를 1년 6개월에 걸쳐 심층 취재한 이 책은 행복사회의 비밀을 생생한 사례, 명쾌한 분석, 시원한 통찰로 설명하였다.

‘자유 ,안정, 평등, 신뢰, 이웃 ,환경’의 6개 키워드가 행복한 교실, 일터, 사회를 만들었던 것이다.

덴마크는 훌륭한 복지제도가 있기 때문에 행복해졌을까?

복지는 곧 많은 세금을 동반해야 한다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덴마크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남과 비교하거나 부러워하지 않으며 이웃끼리 연대하는 문화를 널리, 깊게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시대를 이끄는 리더십과 의식이 있는 시민들. 그들이 일궈낸 감동적 사회 혁신은 150년 전 전쟁에서 상당한 영토와 인구를 잃은 덴마크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사회를 재건했다고 한다.

덴마크가 불과 150년 전만 해도 패전의 아픔에 절망했던 사회였지만 지금은 행복지수 1위의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은 우리 한국 사회에 울림이 큰 메시지로 다가온다. 행복사회는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다." 우리의 절망과 두려움에 지친 현실에 새로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로 들려온다

행복사회는 개인의 행복만 추구하지 않는다. 불행한 개인들이 협심하여 행복한 사회를 만들었고, 그 행복사회가 다시 개인의 행복을 지탱해주는 순환이 덴마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개인의 부와 성공을 행복의 척도로 여기지 않는 덴마크의 문화가 커다란 공동체의 행복을 낳은 것이다

절망과 좌절과 반목과 갈등에 지친 우리 대한민국에 새로운 단비가 되어 줄 책이었다.

길은 여기에 있다. 다시 시작하자. 잃어버린 믿음을 찾고 함께 IMF시대에 똘똘 뭉쳐 해냈듯이 다시 사회를 국가를 그리고 교육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 나의 변화로 새로운 출발을 하자. 자존감과 연대의식으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때 행복사회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나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아카시아 향기가 은은하게 창 너머로 스며들어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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