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향수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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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향수의 고향
  • 김정자 수필가
  • 승인 2017.05.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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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시의 선구자 정지용 시인의 시 정신을 기리는 문향 옥천의 정취와 정겨움을 담아 제30회 지용제가 열렸다.

시끌벅적 했던 옥천 지용제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이번 지용제는 30년 역사를 말해주듯 전국 문학인들과 관객들의 호응이 대단한 축제였다. 정지용 시인 생가 앞 실개천에 설치된 빨간 우산은 축제가 열리는 동안 해질 무렵부터 점등돼 야간에 더욱 아름다움을 발휘하는 효과를 내 야간 방문객의 포토 존으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 때문에 행사가 조금 늦어졌다. 30도를 웃도는 더위였지만 국제 트랙터 마차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마차는 좀처럼 도심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체험으로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의 더위를 식혀주었다.

한 세대는 생물학 적으로 자녀가 자라서 부모의 일을 잇는 30년 단위의 연령층을 가리키지만 한국 문학에선 그 간격을 10년 안팎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지용 시인을 기리는 축제는 30년이 된 지금도 변함없이 더 발전된 모습으로 서울과 옥천 생가 일원에서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전국 문학인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반겼다. 나는 오월 첫날 옥천 문정리 옥천향수신문 근처에서 커피숍을 개업했다. 대전에 살고 있는 문학인들이 많이 찾아와 지용제의 이모저모를 설명해주는 친선 홍보 역할을 맡았다.

마침 청풍 편집장이고 사회적 기업 문고 사랑 부대표를 맡고 있는 송은애 씨가 지용제 시끌벅적 광고를 보고 너무 재미있는 축제라고 선뜻 책을 후원하겠다고 했다. 문화원 사무국장님께 연락해서 ‘새책 줄게 놀러와’ 테마로 관광객들에게 나누어 주겠다고 부수를 부탁했다. 대전에서 출판사를 경영하는 이영옥 사장은 시인이고 대전 여성 문학 회장인데 이번에 300여권을 기증했다. 나머지는 송은애씨가 작가분들께 부탁해서 1000여권을 후원 받아 3일동안 관광객들에게 문학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책을 무료로 나눠 준다고 하니까 처음에는 긴가 민가 어색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가져가는 것을 보고 행복해졌다. 하지만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 요즘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으로 좋은 글이나 동영상으로 많은 글을 접해서인지 별 관심 없이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가끔 있었다.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와서 가족이 함께 책을 고르며 즐거워하는 것을 볼 때 보람도 많았다.

또한 더운데 고생 한다고 커피 값이라고 만 원짜리 한 장 주고 가는 손길에 냉커피 한잔 들려 보낸 마음은 옥천 향수의 고장이 가진 따뜻한 마음이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새책줄게 놀러와 참가는 문화원 사무국장이 부수 도움을 주셨고. 송은애씨가 전국 고택을 찾아다니며 출간한 “고택의 문을 열다” 200여권을 선뜩 지원한 덕분에 여유 있는 문학과 사람이 공존하는 좋은 행사였다고 대전에서 오신 문학인들은 이구동성 말했다. 사실 나는 문정리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간판 이름도 결정짓지 못한 상태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새책줄게 놀러와 재목이 너무 재미있고 좋다고 그걸로 커피숍 이름을 하라는 권유가 많았다. 우리 커피숍을 찾아오신 분들께는 행사장에서 했던 것처럼 책을 좋아하는 분들께 무료로 드리고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마시며 편히 쉬어 갈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또한 옥천을 찾는 타지방 분들의 만남의 장소로 좋은 위치에 있으며 주차 공간도 여유가 있다.

갑자기 이루어진 일이라 준비가 부족했지만 대전 작가 분들이 많은 책을 후원해 주신 덕분에 이렇듯 따뜻한 행사를 맞이할 수 있었다. 도움을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애타게 바라던 단비가 땅을 촉촉이 적시는 날의 단상이 사뭇 정겨워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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