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여사 추모제 대폭 축소…군비도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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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 추모제 대폭 축소…군비도 반납
  • 박승룡논설주간
  • 승인 2017.08.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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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향회, 비난여론 쇄도하자 제사등만 간략히 치르기로
금유신 회장 “고향민들의 단순한 행사… 정치해석 안돼”

육영수 여사를 기리는 추모식이 국민들의 비난 여론으로 인해 행사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옥천군과 애양회는 오는 15일 광복절을 맞아 옥천여성회관에서 43주기 추모식을 열 계획이었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을 비롯한 현 상황과 국민정서를 고려해 친박(친 박근혜) 단체 회원 등을 초청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었다.

추모식 예산지원을 놓고 지역시민단체 반발 여론이 전국으로 확산되자 애향회는 8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행사지원금(군비 230만원)을 반납하고 전통성을 잇기 위해서 제사(祭祀) 등 간략한 행사만 지내기로 결정했다.

오대성 옥천군 노동조합협의회장은 “군민들의 동의 업이 정치적인 행정으로 개인 추모제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육영사업, 봉사활동 등의 업적이 있다지만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독재정권을 가장 가까이 지켜본 대통령 부인으로서 국민 편에 서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육영수 여사를 우상화하고 미화하는 행사에 세금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국립현충원에서 15일 육 여사 추도식이 열리기 때문에 옥천 추모식과 겹친다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이 추모식은 지난 1974년 8월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대극장의 광복절 기념식에서 북한 공작원 문세광이 쏜 총탄에 맞아 숨진 육영수 여사를 기리기 위해 고향주민들이 성금을 모아 1989년 동상을 세우고 행사를 진행해 왔다.

지속적인 행사를 위해 지역향토 단체인 애향회가 추모식 19주기 때 행사를 이관 받아 25년째 열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한 추모식을 놓고 너무 과민반응을 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애향회 설립을 도운 A씨는 “육영수 여사의 피살과 관련해 고향지역민들이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당시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성금을 모아 동상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존의 탄신제의 경우 생일을 기념해 우상화논란이 쟁점으로 부각될 순 있지만 이런 추모식은 단숙한 추모행사로 정치적으로 해석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애향회 금유신 회장은 “20여년 째 이어온 행사를 대폭 축소하는 것은 비난을 면하기 보다는 정국을 판단하고 이 추모식 때문에 제 2의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국민들이 정치적인 판단보다 순수한 추모식의 성격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추모식은 해마다 이 지역 기관·단체장과 종친 등 500여명이 참석해 헌화·분향, 추모 공연, 생전의 육 여사 육성 녹음을 듣는 순서로 진행 되었으며 박 전 대통령 집권 때는 전국에서 친박 단체 회원 등이 몰려 추모 인파가 1000여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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