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내 증상과 똑같은데…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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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내 증상과 똑같은데…나도?
  • 박금자기자
  • 승인 2017.10.12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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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김필기씨, 치매인식개선 수기 공모 입상 화제
우연히 보건소 교육 받기 전엔 치매가 뭔지도 몰라
초기 증상 진단 받고 눈앞 깜깜…이젠 극복 자신감
김필기씨

‘치매로부터 가장 먼저 자유로워지는 나라’ 중앙 치매센터가 모토로 삼고 있는 표어이다.

주위에서 치매로 인해 고통 받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것은 “치매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인식을 온 국민이 가져야 한다는 이유가 된다” 고 치매센터는 강조한다.

 

지난 9월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치매로 숨진 사람은 10만 명 당 17.9명으로 이 수치는 10년 전 8.8명에 비해 2배 이상이라고 한다. 원인은 속도가 붙은 고령화와 가족간 단절, 스트레스로 작용되는 경제적 빈곤 등 치매의 원인은 다양하다.

 

충청북도 광역치매센터(김시경센터장)에서는 지난 9월 21일 치매극복의 날의 맞아 ‘치매 인식 개선 수기’를 공모했다. 이 공모에서 옥천노인 장애인복지회관 회원인 김필기(79· 중앙로3길)씨가 입상을 해 화재다.

 

김씨는 2015년부터 복지관에서 발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보건소 치매교육 담당자를 만나 치매예방과 치매극복에 관한 교육수강을 권유 받고 시작했다.

동기는, 오래전에 지어진 낡은 집에 슬레이트 지붕 구조물 때문이라고 했다. 슬레이트의 석면성분은 호흡기를 통해 각종 암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10여년부터 농어촌에서 철거 작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가정형편상 76년째 그 집에서 생활을 하고 있어, ‘자신의 건강과 치매관련해서 그 집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 이유였기 때문에 1회 수강하기 전까지는 치매가 뭔지도 몰랐다고 했다. 그런 그가 치매인식개선 수기공모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치매관련 동영상을 시청하고 회를 거듭할수록 ‘나도 치매환자가 될 수 있고 내 가족에게 고통이 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다음은 김씨의 ‘치매극복의 날 - 장애인식개선 수기공모 입상작’ 일부이다.

 

‘치매’증상에 대한 교육을 듣던 중 “어? 내가 요즘 그런데” 잘 알고 지낸 친구의 이름을 들어도 누구지? 라고 되물어 보는 것이 딱 내 증상인데, 순간 ‘설마’ 하는 두려움이 머리를 스쳤다. 그러던 중 보건소 직원에게 내 증세를 얘기하니 ‘치매선별검사’ 란걸 해 보자고 했다. 결과는 놀랍게도 인지저하 증상이라고 했다.

그날 저녁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집사람에게 낮의 이야기를 했더니 당장 검사를 받으러 가자고 해 충남대학병원에서 치매 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는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였다. 치매초기 증상이었다. 의사 선생님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내 머릿속은 온통 새카맣게 변해 버리고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예전의 나는 전화번호는 저장도 하지 않을 만큼 기억력이 좋았는데 치매라니 막막함이 밀려왔다.

 

극복을 위해 나만의 계획을 따로 세워 놓고 생활하기 시작했다.

첫째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상태를 이야기하기로 했다.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함이고 도움을 받기 위함이었다.

둘째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치매예방교육에 참석, ‘만들기, 틀린 그림 찾기, 미로찾기, 숫자쓰기’와 치매예방체조도 열심히 따라 했다. 또 그날 배운 것 들은 메모해 놓고 읽고 쓰기를 반복했다. 교육에 따른 방법을 익히고 습득하는 과정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지고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셋째 당뇨나 혈압을 관리하면 치매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하여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집안에 화분 70여개의 물관리를 시작으로 매일 같은 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소정리와 원각리 주변을 천천히 돌았다. 교회를 다니다 보니 새벽기도회에 나가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또 음식은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 습관을 길들였다. 이 식사 습관으로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도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됐다.

이처럼 치매에 대한 교육은 평생을 받아도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빠지지 않고 교육에 참석하고 있다. 막연하게 무섭고 두렵기만 했던 치매도 내가 노력하고 관리하니 표시나지 않을 정도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걸. 그리고 나처럼 운동하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치매예방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석만 한다면, 치매는 이길 수 있는 질병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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