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은 영원한 교사… 학생들에 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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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영원한 교사… 학생들에 늘 감사”
  • 박현진기자
  • 승인 2017.11.3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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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책방 ‘동아서적’ 천 사장 부부, 부친 유지 따라 장학금 1000만원 기탁
지난 27일 부모의 뜻을 받아들여 옥천군 장학회에 1000만원을 기탁한 천세헌·박수화 부부.

“읍내에 서점을 차려 운영하면서 부모님도 모시고 다섯 아이도 키울 수 있었다. 받은 은혜, 감사히 돌려 드리는 건 당연한 도리다.”
故 천범영 선생의 미망인 오영숙 작가(83·서예가·한국화가)의 뜻에 따라 유족인 천세헌(63·동아서적 대표)·박수화(63·옥천군 자원봉사센터장) 부부가 27일 옥천군장학회에 10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향년 83세를 일기로 지난 11월17일 별세한 故 천범영 선생은 교직에 몸담고 있다가 교사 월급만으론 다섯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킬 수 없다며 1970년 지금의 동아서적(옥천읍 중앙로)을 창업했다.


부친에 이어 지금까지 동아서적을 운영하고 있는 장남 천세헌 대표는 “아버지는 서점 운영을 교육계 종사의 연장선으로 생각하셨다”며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그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이로운 책을 권하고 좋은 구절을 발췌해 들려주곤 하셨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는 서점을 운영해 가족을 보살필 수 있었던 고마움을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싶어하셨다”며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내가 서점을 이어받은 것도, 동생들 중 두 딸과 아들, 며느리, 사위까지 모두 교직에 종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미망인 오 씨는 초등학교 동창생인 남편을 만나 같은 마음으로 서점 일을 돕고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왔기에 남편의 그런 뜻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오 씨는 “우리 이야기가 지상에 오르내리는 것이 거북하다. 누구든 할 수 있는 기부인데 나만 한 것처럼 생색낼 필요 없다. 민망하다. 그저 남편의 뜻이 잘 전달됐기만을 바란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는 생전 병석의 남편을 두고 “남편은 지금 자기 한 몸 아픈 걸로 나는 물론 자식, 손주까지 가족들 건강을 다 지켜 주고 있는 것”이라며 남편에 대한 깊은 신뢰와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본지 11월 9일자. 12면 ‘문화人’ 특집).


천 대표는 오늘도 손님도 별로 없는 서점에 나간다. 각종 대중미디어와 인터넷의 발달로 종이책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요즘 ‘돈’을 생각하면 문을 닫아야 하지만 빈 책장을 모친의 작품으로 가리고 채워가며 고집스럽게 문을 연다. 이는 부모님의 뜻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딸도 서점 운영에 참여하며 3대째 맥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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