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손놀림… 한 가닥 실이, 한 순간, 한 송이 장미로 ‘활짝’
상태바
마법의 손놀림… 한 가닥 실이, 한 순간, 한 송이 장미로 ‘활짝’
  • 왕장희기자
  • 승인 2017.12.21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 자수 연출가 서은정 공방인
쉽고 빠른 것만 좋아하는 요즘 세상은 각박
정성들여 한땀 한땀 만들어 가는 과정 소중
스트레스 많은 주부들 ‘힐링’에도 큰 도움
서은정대표가 프랑스자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프랑스 자수’는 유럽에서 발달한 자수를 통틀어 말한다. 헝겊에 실로 자수하며 외관상 레이스와 비슷하게 보이기도 하며 자수 방법은 300가지가 넘게 있으나 동양 자수보다 간단한 형식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본으로 옷과 장식품을 만드는 ‘우리동네 공방’ 서은정(44)대표를 만나 작품에 대한 기법과 설명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작가의 길

서은정 대표는 대학에서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부산 노라노 디자인 아카데미 패션CAD, 리제패션 패턴실에 근무했다. 목사인 남편을 따라 옥천에서 7년째 살고 있다.

옥천군 다문화 아카데미, 군서초 학부모 연수, 옥천군 평생학습원 두드림에서 강사활동을 하며 가화리에서 공방을 운영하며 프랑스 자수를 이용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작업실 풍경

‘우리동네 공방’은 가화리 마을회관 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그만 간판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는 손 땀 하나하나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가득 차 있다. 작품은 야생화를 표본으로 한 자수가 옷들과 함께 어울러져 있다.
작업을 하고 있는 서 대표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한 가닥 실이 어느새 장미 한 송이로 마법처럼 변하고 있다.
수많은 작품으로 만들어진 야생화 자수는 각기 각색으로 서로 인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다채로운 색감과 유난히 빛나는 자수의 꽃들은 마치 베르사유 궁전 정원에 온 것처럼 착각을 불러온다.

▲정서적 안정을 주는 가치와 표현성

자수를 하게 되면 손가락으로 예술을 표현하기 위해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심리적 안정을 주는 효과가 있다.
서은정 대표는 “현대인들은 쉽고 빠른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필요한 물건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클릭 한번으로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자수를 하시는 분들이 줄었다”며 “자수를 하게 되면 여성분들의 집중력이 좋아지고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성취감이 정서적으로 도움을 주기 때문에 우울증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간에 쫓겨 사는 현대인들은 자신들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수를 하다보면 마음의 안식처를 품은 듯 평온해지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주부들은 남편과의 불화, 사춘기 아이들과의 갈등을 겪을 때 우울증이 생기기 쉬운데 프랑스자수는 잡념을 사라지게 하는 훌륭한 힐링 타임이 된다”고 말했다.
또 “수강생들에게 손바느질 초·중·고급(6개월 과정) 과제를 내주면 한 땀 한 땀 시간이 많이 걸림에도 대부분 그 어려운 과제를 완성해 온다“며 ”작은 손놀림이지만 커다란 성과를 낼 수 있는 과정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을 갖고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성취감을 얻는 것은 너무나도 큰 매력이다“고 했다.
서 대표는 “주부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개인 생활의 여유가 없는데 손바느질을 통해 프랑스자수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자아 존중감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인생의 참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양 자수와는 색다른 입체감

동양 자수가 단아함을 표현한다면 프랑스 자수는 강렬하고 화려한 입체감을 표현한다.
서 대표는 “같은 꽃을 표현해도 동양자수는 차분하고 단아한, 평면적인 느낌이지만 프랑스 자수는 보다 화려하고 입체감이 돋보인다. 바로 이 점이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좀 더 실제 야생화처럼 느껴져서 오히려 더욱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프랑스 자수의 주재료는 면과 마(麻)를 이용하고 황실유럽자수에서 만든 DMC실을 사용합니다. 보통 실보다 두껍고 색채가 좋아 그러데이션 효과가 돋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서 대표는 “사용 기법은 300가지가 넘는데 보통 세 가지 정도만 주로 이용을 합니다. 대표적으로 로제타 체인 기법을 이용하는데 꼬임이 많고 실 6겹을 사용해서 두터운 꽃을 표현할 때나 크고 화려하게 표현하고자 할 때 사용됩니다. 스파이더 웹 로즈 기법은 장미 같은 화려함을 표현할 때 전체를 둥글둥글하게 원 모양으로 표현하는 기법이고, 블리언링 로즈 기법은 꽃 한 잎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프랑스자수는 느림과 섬세함, 입체감, 그리고 사용되는 재료나 기법을 통해 완성 된다.

▲ 봉사활동으로 수놓는 시간

작품 활동도 하면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것 또한 자수의 묘미라고 자평하는 서 대표는 “마을 이장님 추천으로 마을회관에서 청소년들에게 재능기부를 한다”며 “자수로 수놓은 팔찌 등을 만들며 기뻐하는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기쁘다”고 말했다.
또 “옥천군 다문화 아카데미, 군서초 학부모 연수, 옥천군 평생학습원 등에서 두드림 강사를 했는데,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지면 더 열심히 봉사를 하는 등 ‘나눔의 꽃’을 수놓고 싶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형편이 어려운 마을 어르신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수를 하면서 배운 수선기술로 옷이나 교복 등을 무료로 고쳐주기도 한다.
서 대표는 “저의 재능을 통해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조차 감사하게 생각 한다”며 “평생을 봉사하며 사람들과 아름답게 수를 놓고 싶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