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밖으로 훨훨 여행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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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밖으로 훨훨 여행 떠나보세요”
  • 박현진기자
  • 승인 2018.02.22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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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뜰’ 회원 소망 풀어주려 팔 걷고 나선 5인의 사제(師弟)

본지 103호(2월8일자) 1면에 실린 사회복귀시설 ‘별뜰’ 가족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자 그들의 소망을 들어주고 싶다는 후원 전화가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했지만 ‘함께 함으로써 더 아름다운 이야기’이기에 본인들의 양해를 얻어 공개한다.   <편집자주>

 

김묘순(왼쪽) 작가와 그 제자들. 곽진수, 정회원, 류효진, 이재홍씨.

김묘순(56·시인·수필가·평론가) 작가는 오로지 ‘정지용을 사랑한 죄로, 정지용과 닮고 싶어서’ 1992년 옥천에 터전을 잡은 ‘지용 바라기’이자, 27년간 학원(훈민정음 학원·옥천읍 금구리)을 운영하며 강사로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쳐온 교육자이기도 하다.

그녀의 손을 거쳐간 제자들만도 3000여명.
그중, 김 작가의 나이 오십도 되기 전에 막무가내 ‘떼기장’으로 본인의 결혼식 주례를 서게 만들었던 기초과학 연구원 정회원(37)씨, 초등학교 6학년 때 김 작가 집 대문에 초코파이를 달아놓고 가던 정 많은 꼬마에서 학원 일을 도와 인기 있는 ‘선생님’으로 성장했던 육군소령 곽진수(37)씨, 성적도 1등, 노는 것도 1등, 하다못해 단체 기합을 받을 때조차 먼저 나서서 친구들을 이끌었던 섬유회사 대표 류효진(37)씨 등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미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톡톡하게 해내고 있는 이들에게 김 작가는 ‘마지막 수업’이라는 ‘미명’ 아래 ‘나눔의 덕목’을 가르치며 제안했다.

“어려운 누군가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일을 하면 어떨까?” 하고.
제자들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금세 수십만 원씩을 내놓았다. 소식을 들은 또다른 제자 이재홍(27·한양대 재학)씨도 지난 겨울방학 때 중국에서 기업 인턴으로 일하며 모아둔 급여를 “저도 끼워주세요” 하며 망설임 없이 보내왔다.

나눔이 개개인의 덕목이 아닌, 사회를 향한 울림이길 바란다는 김 작가는 “저들의 스승이어서 참으로 행복하다”며 “제자들의 후원금으로 별뜰 식구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고 200만원을 전해왔다.

사회복귀시설 ‘별뜰’ 회원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가족들로부터 고립되고 소외돼야만 하는 괴리감을 털어버리고자 ‘밖(자유)’을 갈구하는 한 방법으로 ‘여행’을 소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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