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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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손
  • 김광규 시인
  • 승인 2018.05.0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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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작
김광규 시인

그것은 커다란 손 같았다

밑에서 받쳐주는 든든한 손

쓰러지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감싸주는 따뜻한 손

바람처럼 스쳐가는

보이지 않는 손

누구도 잡을 수 없는

물과 같은 손

시간의 물결 위로 떠내려가는

꽃잎처럼 가녀린 손

아픈 마음 쓰다듬어주는

부드러운 손

팔을 뻗쳐도 닿을락 말락

끝내 놓쳐버린 손

커다란 오동잎처럼 보이던

그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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