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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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목소리
  • 도복희 취재기자
  • 승인 2018.06.0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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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희 취재기자

삭막한 도시생활을 접고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외국인 기업에 다니던 지인은 3년 간 준비 기간을 거쳐 떠나왔던 고향으로 들어가 사과나무를 심었다. 5년 만에 첫 사과를 수확했고 이제는 어느 정도 정착했는지 어렵게 적응해가던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귀농·귀촌을 꿈꾸고 실제 실행에 옮기기도 하지만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연환경이 빼어난 옥천은 귀농·귀촌 지역으로 선호하는 곳이다. 실제로 옥천은 귀농·귀촌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2012년 408명이였던 귀농귀촌 인구가 2018년도에는 1,096명을 기록하며 5년 전보다 2배가 훌쩍 넘어섰다. 인구증가 정책의 일환으로 옥천군에서는 귀농·귀촌인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제 귀농·귀촌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행정적인 측면에서 해결되지 않아 몇 년씩 속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옥천은 인구수가 점차 감소해 인구 5만선을 유지하려고 숱한 정책을 내고 있다. 이 마당에 우리 지역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정착하는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는 행정적 규제문제는 견고하고 높기만 하다. 귀농·귀촌자들은 이미 재산을 쏟아 부어 땅을 사고 건물을 증축했는데 이에 대한 허가가 안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그들의 한숨은 옥천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타 지역인 옥천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복병이 되고 있었다.

현재 옥천군에서 시행 예정인 귀농인 지원 사업은 총 5가지이다. 첫째 귀농일로부터 3년 이내의 주민으로 전입 후 취득한 농지와 주택을 대상으로 취득세 납부 금액 중 30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는 농지주택구입 세제지원 사업. 둘째  5년 이내의 귀농인이 귀농 후 구입한 주택의 리모델링, 보일러교체, 지붕, 부엌, 화장실 개량 등 주택수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500만원 한도 내에서 주택수리비 지원 사업. 셋째 5년 이내 귀농인을 대상으로 농기계를 구입할 경우 각각 100만원과 150만원 한도 내에서 보조금을 지원하는 귀농인 농기계 구입 지원 사업. 넷째 귀농인의 집 지원 사업은 동이면, 청성면 등에서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귀농을 희망하는 제대군인이 최장 1년 동안 입주할 곳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현재 7곳이 운영되고 있다. 다섯째 창업할 경우 최대 3억 원 이내, 주택 구입일 경우 최대 7천5백만원 이내로 대출금리 2%에 5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농업 창업 및 주택구입 지원 사업. 이러한 지원사업은 일부에게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확실하게 귀농· 귀촌인을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내줘야 옥천에서 움쩍할 수 없도록 규제해 놓은 행정시책을 조금은 완화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목소리다. 옥천이 좋아서 제2의 인생을 살겠다고 찾아온 사람들이 이곳에서 행정규제라는 거대한 성벽에 막혀 싸우다 돌아가는 일 없도록 군은 좀 더 신중하게 신경을 써야 할 시기다.

귀농· 귀촌인들이 옥천지역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발판은 내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이미 우리 지역에 들어온 사람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정책 남발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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